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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자와 色

라이프(life)/섹스

by 굴재사람 2013. 5. 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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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50대 남자와 色

 

 

50대의 화두는 색(色)과 사(死), 즉 섹스와 죽음이다. 색은 밀물이고, 죽음은 썰물이다. 50대는 색이라는 밀물과 죽음(질병)이라는 썰물이 서로 교차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색을 되돌아보고 죽음을 바라보는 시점인 것이다. 그렇지만 양쪽 언덕을 모두 관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균형을 못 잡으면 우울증이다.

성욕은 인간이 진화의 출발점이었던 아메바 시절부터 지녀왔던 근원적인 욕망이다. 성욕을 이처럼 강력한 욕망으로 만들어 놓은 조물주의 의도는 종족 번식 때문이 아니겠는가? 생명체는 종족 번식을 통해서 죽음을 극복한다. 늙어서 손자가 그토록 사랑스러운 이유는 자신의 죽음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자그마한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죽음의 해독제는 섹스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섹스의 오르가슴은 '에고(ego)'의 소멸에서 오는 쾌감이다. 죽음도 그렇다. 불교에서 죽음을 '모든 고통으로부터 해방된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인 '열반(涅槃·Nirvana)'으로 이름 붙인 이유도 에고의 소멸로 보기 때문이다. '오르가슴'이나 '니르바나'나 에고의 소멸이라는 점에서는 차원이 같다.

복상사(腹上死)는 이 두 개가 겹치는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 장삼이사들은 성적인 오르가슴은 그토록 밝히면서 죽음의 니르바나는 왜 그토록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 필자가 20년 전쯤 장좌불와(長坐不臥·밤에도 눕지 않고 앉아있는 고행)의 치열한 수행을 하고 있던 어떤 고승에게 질문한 적이 있다. "스님은 성욕을 못 느끼십니까?" "느끼죠. 못 느끼면 죽은 목숨이고, 에너지가 없으면 수행도 못합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성욕을 컨트롤할 수가 있죠. 범부는 컨트롤 못하죠. 여기서 차이가 납니다".

무이구곡(武夷九曲)의 중심이 오곡(五曲)이지만, 50대는 인생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색'과 '사'가 양쪽에서 서로 끌어당기는 중도분열(中道分裂)의 연령대이다. 통합은 어렵고 분열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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