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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정사의 불륜스님

글모음(writings)/야한 얘기

by 굴재사람 2013. 5. 1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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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정사의 불륜스님


최근 골프장에서 생겨난 자작형 유머 한 토막.

그날도 회사 사람들하고 한 차로 골프장을 가는 길에 약간 섹시모드의 입담이 시작됐다. 한 사람이 일행들에게 “한국의 3대 사찰을 아느냐”고 물었다.

모두들 머릿속에는 교과서적인 답변이 떠오르면서도 당연 그 방향은 아닐 터인 답을 기다렸다.

“첫째는 혼외정사의 불륜스님” 하는 순간 차 안에 폭소가 터지고 한자 조어의 그럴듯함에 둘째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둘째는 복상사의 황당스님” 하자 또 한 번 폭소가 이어지고 그야말로 황당한 연상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셋째가 어느 가닥으로 이어질지 더욱 궁금해졌다.
“셋째는 아뿔사의 조루스님” 하는 순간 차가 기우뚱할 정도로 모두들 발을 굴러대고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하고 웃고 또 웃었다.

그날의 골프는 차 안에서 너무 웃느라 기력이 빠졌는지 원하는 스코어와는 멀어지고 있었다. 한 사람이 중반쯤에 파 포 세컨드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트렸다. 한 번, 두 번, 세 번째도 나오지 못하다 네 번째에 겨우 빠져나오면서 퍼팅도 하지 않고 양파를 선언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계면쩍음과 비워질 지갑에 얼굴이 상기돼 있었다.

유머의 불이 댕겨진 것은 그 순간.
한 사람이 “모래사의 불출스님이 계시군…”이라고 말하자, 그 기발함에 모두들 골프장이 떠나가라고 웃었다.

그때부터 자작형 유머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다음 홀에서 이미 몇 홀을 내리 보기만 한 사람이 또 보기를 하며 “보기만 하네 , 만지지는 못하고…” 하자 “보기사의 금촉스님(만지지 못하는)”이 터져나와 또 한 번 웃었다.

파가 이어진 한 골퍼는 아마골퍼들이 가장 존경하는 “줄파사의 독신스님”으로 명명됐다. 이미 티박스는 한자 조어의 경연장이 됐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급조형도 많았지만 그날의 백미는 마지막 홀에서 나왔다.

마지막 홀에서 한 골퍼가 “그래도 80대는 지키자” 다짐하며 신중히 티샷을 했지만 오비가 나버렸다. 아쉬움에 그 골퍼는 멀리건을 요청했고 동의가 이어졌다. “당연 그러셔야죠, ‘팔공사의 몰간스님’!!”

그 골퍼는 결국 멀리건 샷도 오비를 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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