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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야기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3. 3. 1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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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봄이 되면 -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지라
      땅속에서, 땅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지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봄의 서곡 - 노천명


      누가 오는데 이처럼들 부산스러운가요

      목수는 널판지를 재며 콧노래를 부르고
      하나같이 가로수들은 초록빛
      새옷들을 받아들었습니다

      선량한 친구들이 거리로 거리로 쏟아집니다
      여자들은 왜 이렇게 더 야단입니까

      나는 鋪道에서 현기증이 납니다
      삼월의 햇볕 아래 모든 이지러졌던 것들이
      솟아오릅니다

      보리는 그 윤나는 머리를 풀어헤쳤습니다
      바람이 마음대로 붙잡고 속삭입니다

      어디서 종다리 한 놈 포루루 떠오르지 않나요
      꺼어먼 살구남기에 곧
      올연한 분홍「베일」이 씌워질까봅니다




      봄이 오는 길목 - 손병흠


      어김없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동장군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강추위 속에서도
      소리 없이 움츠렸다가 찾아오는 봄기운

      조금씩 회운의 양기가 태동하는 저 땅속
      점차 남녘으로부터 북상을 하며 찾아오는 비구름
      새봄 맞이하는 입춘 나목들 생명력

      무심한 세월 넘실대는 새로운 기운 환대하듯
      곳간 기둥 대문간에다 입춘방을 써서 붙이고
      차가운 고통을 감내하며 견뎌낸 이계절의 봄

      혹한의 담금질 물리친 진면목
      봄이 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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