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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야 할 때를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3. 2. 2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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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야 할 때를

 

                      - 나 태 주 -

 

 

떠나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잊어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내가 나를 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우리는 잠시 세상에 머물다 가는 사람들

네가 보고 있는 것은, 나의 흰 구름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너의 흰 구름

 

누군가 개구장이 화가가 있어

우리를 말끔히 지운 뒤

엉뚱한 곳에 다시 그려넣어 줄 수는 없는 일 일까?

 

떠나야 할 사람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잊어야 할 사람을 잊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한 나를 내가 안다는 것은 더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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