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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유언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2. 7. 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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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유언

 

 

붓다는 80세, 공자는 72세에 비교적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았죠.

반면 소크라테스와 예수는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한쪽은 독배를 들었고, 또 한쪽은 십자가 처형을 당했죠.


2000년 전이었습니다.

나사렛 예수는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는 십자가를 메고 공동묘지로 끌려갔죠.

골고다 언덕입니다. 오전에 예수는 십자가에 못박혔죠.

살을 찢는 고통과 목마름, 사람들 조롱 속에서 예수는 죽어갔죠.

구경꾼들은 “어디, 하나님(하느님)이 와서 그를 구해주나 봅시다”라며 그를 놀렸습니다.

그렇게 6시간이 흘렀죠.

작열하는 태양과 육신의 고통 속에서 예수의 생명은 꺼져갔죠.

그러다 죽음 직전에 그는 외쳤습니다.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누가복음 23장46절)

“이제 다 이루어졌다.”(요한복음 19장30절)

이 말을 끝으로 예수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바로 예수의 유언입니다.


*사람들은 말하죠.

“뭐, 평이한 유언이군.”

“결국 교회에 다니라는 말이군.”

“저런 말은 나도 하겠네.”

그런데 사도 바울의 대답은 달랐죠.

‘십자가 죽음’을 체험한 뒤 그는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리스도가 산다”(갈라디아서 2장20절)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제는 내 영혼이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영혼이 산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예수의 유언을 너무 쉽게 해석하죠.

세례를 받고, 교회에 다니고, 성경을 읽으면

저절로 나의 영혼을 아버지께 맡긴 걸로 여기죠.

그러고는 “이미 다 맡겼다, 더 이상 맡길 게 없다”고 반박하죠.

과연 그럴까요.


십자가는 온전한 죽음입니다.

그 위에서 나의 죄, 나의 영혼이 죽는 겁니다.

그것도 ‘남김없이’ 죽는 겁니다.

온전히 죽을 때 온전한 맡김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수의 유언은 “아버지 손에 내 영혼을 맡기나이다”죠.

그러나 그 유언 전에 괄호 속 한 마디가 더 있는 거죠.

다름 아닌 ‘나의 영혼’에 대한 사망선고입니다. ‘

사망’이라고 하니까 겁이 나세요? 두려우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건 부활을 위한 사망, 자유를 위한 사망, 행복을 위한 사망이니까요.

그게 바로 아버지 나라에 들어가는 ‘열쇠’겠죠.

천국의 열쇠 말입니다.

 

- 백성호 기자의 우문현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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