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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쓴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2. 6. 2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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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쓴다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生) 풍화되었다.


- 천양희의 시〈너에게 쓴다〉(전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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