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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의 외도

라이프(life)/섹스

by 굴재사람 2012. 5. 3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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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명사들의 외도

 

 

미국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 부부가 농장을 방문해 따로 안내를 받게 됐다. 영부인이 닭장 앞을 지나다가 수탉이 암탉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는 모습을 보고 “하루 몇 번이나 짝짓기를 하느냐”고 물었다. “열댓 번은 될 것”이란 대답을 듣자 “대통령에게 그 말 좀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수탉 사건을 보고받은 대통령은 “늘 같은 암탉이냐”고 물었다. “매번 암탉이 바뀐다”는 대답에 대통령은 이렇게 응수했다. “아내에게 그 말 좀 해주겠소?”

수컷(남자)이 새로운 암컷(여성)을 만나면 성적 자극을 느낀다는 ‘쿨리지 효과’의 유래다. 쿨리지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준 미 대통령은 빌 클린턴이다. 대학 때 만난 돌리 카일 브라우닝을 시작으로 아칸소 주지사 시절 폴라 존스를 거쳐 백악관 직원 캐슬린 윌리와 린다 트립, 모니카 르윈스키에 이르기까지 숱한 염문을 뿌렸다. 프랑스도 만만치 않다. 미테랑 전 대통령이 혼외정사로 딸을 낳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는가 하면, 스트로스 칸은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시절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대선 출마기회를 날려버렸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는 한술 더 떴다. 재임기간 내내 ‘고장난 브레이크 같은 연애 행각’을 벌였다. 툭하면 ‘붕가붕가’ 파티에 참석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17세 소녀를 건드렸다는 혐의까지 받았다. 이번엔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가 성추문 대열에 합류했다. 거액을 지불하고 여배우 장쯔이에게 10여차례 성 접대를 받았다는 게 인터넷 신문 ‘보쉰’의 보도다. 장쯔이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명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외도를 하는 이유는 뭘까. 네덜란드 틸뷔르흐대의 조리스 램머스 교수는 지나친 자신감에서 원인을 찾는다. 1561명의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나는 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표명한 사람일수록 외도 성향이 높게 나왔다는 거다. 타이거 우즈가 2009년 섹스 스캔들 사과 회견에서 “열심히 살았으니 즐겨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한 것과도 통한다. 나이 든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 건 남성 기능 약화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한 자기확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성적 감흥이 줄어든 아내 대신 자신을 남자로 인정해주는 상대를 찾아 두리번거린다는 얘기다.

생물학적 이유가 아무리 그럴듯하다 해도 외도의 결과는 대체로 참담하다. 일부일처제 규범이 작동하는 사회에선 배우자에게 지킬 건 지켜야 사람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원주민 사회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한 인류학자는 이런 연구결과를 내놨다. ‘되도록 많은 시간을, 가까이 붙어사는 부부일수록 외도가 적었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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