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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시인

글모음(writings)/유머와 위트

by 굴재사람 2011. 7. 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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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줄로 세상을 풍자하고 해학하는 하이쿠>

 

(고바야시 이싸)

"얼굴 좀 펴게나, 올빼미여. 이건 봄비가 아닌가."

 

"얼마나 운이 좋은가. 올해에도 모기에게 물리다니!"

 

(마쓰오 바쇼)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 순간인 걸 모르다니!"

 

"내 앞에 있는 사람들, 저마다 저만 안 죽는다는 얼굴들일세."

 

(야마자키 소칸)

"달에 손잡이를 매달면 얼마나 멋진 부채가 될까?"

 

<시>

 

(박영희 시인의 '아내의 브래지어')

누구나 한번쯤

브래지어 호크 풀어보았겠지

그래, 사랑을 해 본 놈이라면

풀었던 호크 채워도 봤겠지

하지만 그녀의 브래지어를 빨아본 사람

몇이나 될까, 나 오늘 아침에

아내의 브래지어 빨면서 이런 생각해보았다

(중략)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 오늘 아침에

피죤 두 방울 떨어뜨렸다

그렇게라도 향기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황선미 시인의 유머러스한 시)

강남의 어느

고급 횟집

정식으로 할까요

특정식으로 할까요

 

초대하신 분이

손님들에게

물었다

초대받은 손님들

글쎄요...

어떤 차이가 있죠?

 

몇 가지 더 나오고

가격이 좀더 비싼 거죠, 뭐...

 

초대받은 손님 중

한 분

정식으로 하죠

먹기를 특정식처럼 먹으면 되니까요

하하하

 

주인 왈

정식을 주문하시고

특정식으로 드셨으니까

계산은 특정식으로 하시는 겁니다

 

(조선시대 학자 신흠)

오동나무는 천 년을 묵어도 항상 가락을 품고 있고

매화는 일생 동안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 이지러져도 그 본질이 남아 있고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는다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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