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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시(四浮詩)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0. 12. 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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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처자권속 빽빽이 둘러 있고

금은보석 보배들이 산같이 쌓였어도

죽을 땐 다 버리고 외론 넋만 돌아가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날마다 번거로이 세상사에 바쁘고

벼슬이 이제 겨우 높아지니 머리는 이미 하얗구나

염라대왕은 벼슬아치라도 무서워하지 않으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비단결 같은 고운 생각, 천둥 번개 몰아치는 말솜씨

천수의 시와 경문, 만호 후의 높은 벼슬은

여러 생에 걸쳐 나 잘났다는 생각만 더욱 늘어나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가령 설교를 하도 잘해 비구름과 같고

하늘 꽃이 쏟아지고 돌이 머리를 끄덕여도

마른 지혜로는 생사를 뛰어넘지 못하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 사부시(四浮詩) / 부설거사(浮雪居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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