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남성들의 정력에 대한 관심은 끊이질 않고 계속되고 있다. 정력에 좋다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기도 하고 정력을 좋게 한다는 방법에 귀가 솔깃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과 상관없는 엉뚱한 속설들을 맹신하다 보면 자칫 건강을 망칠 수도 있다. 보신탕을 먹는 것이 정말로 정력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코가 큰 남성이 정말 정력이 좋은 것인지 등 정력에 관한 다양한 속설의 진위를 파헤쳐 보았다.
Q. 대머리인 사람은 정말 정력이 좋을까?
탈모는 유전적인 요인과 함께 남성호르몬이 작용해서 모낭세포가 예민해지면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대머리일수록 정력이 세다는 속설이 생긴 이유는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탈모인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남성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탈모가 남성호르몬에 의해 생기는 것은 맞지만 남성호르몬의 혈중 농도와는 무관하다. 따라서 대머리라고 해서 정력이 센 것은 아니다.
Q. 사정을 하지 않으면 정력이 좋아질까?
노화방지 전문가 권용욱 AG클리닉 원장이 저술한 책 ‘정력 식품&건강법’에서는 “한의학에서는 ‘정(精)’이라는 물질을 사람의 생명력과 생식 능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가능한 사정을 하지 않으면서 정을 아껴야 한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이것은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액이 적절하게 방출되어야 더욱더 활발하게 생성되고 새로운 정자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정액을 방출하지 않으면 전립선에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정을 지나치게 억제하는 것은 오히려 정력에 좋지 않다.
Q. 소변볼 때 소리가 큰 남성이 정력도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말이다. 배뇨와 발기는 모두 자율신경계의 통제를 받고 그 신경도 비슷한 경로를 거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소변과 정력은 서로 관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현준 부산대학교 비뇨기과 교수는 “소변을 볼 때 힘이 없어지는 전립선비대증은 발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방광의 힘을 약하게 하는 척추질환이나 당뇨 또한 남성의 성기 주변의 신경과 혈관을 자극해서 정력을 약하게 한다”고 말했다.
Q. 보신탕을 먹으면 정력에 도움이 될까?
평소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좋은 스태미나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정력 강화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력을 위해서만 보신탕을 먹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지방 함량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볼 수는 있지만 많이 먹으면 비만이나 고지혈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Q. 코가 큰 남성이 정력도 좋을까?
남성의 몸에서 성기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코일 것이다. 예로부터 그러한 이유로 밖으로 드러나 있는 코를 보면서 성기의 크기와 정력을 가늠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로 고대 로마 사람들은 코가 길수록 정력이 강하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이것은 터무니없는 속설로 실제 미국의 한 비뇨기과 의사가 코의 크기와 허리둘레, 엉덩이둘레, 키, 체중, 성기의 크기 등에 대해 조사해보았으나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