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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글모음(writings)/꽃과 나무

by 굴재사람 2010. 10. 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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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 박용래(1925∼80) -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메디메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대려서 약으로도 먹던 기억

여학생이 부르면 마아가렛

여름 모자 차양이 숨어있는 꽃

단추구멍에 달아도

머리핀에 꽂아도 좋을 사랑아

여우가 우는 추분 도깨비불이

스러진 자리에 피는 사랑아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메디메디 눈물 비친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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