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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길 외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0. 10. 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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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9.21-23 고향추석 006.jpg


가을길 - 이해인


바람이 지나가다
내 마음의 창문을
살짝 흔드는 가을길
탱자. 시냇물. 어머니

그리운 단어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잠시 멈추어 선 가을길

푸른 하늘을 안으면
나의 사랑이 넓어지고
겸손한 땅을 밟으면
나의 꿈이 단단해져요

이제 내 마음에도
서늘한 길 하나 낼거에요
쓸쓸한 사람들을 잘 돌보는
나무 한 그루 키우려고


4.JPG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햇살과 그늘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투명한 햇살을 받아 빛나는 나뭇잎과 그 아래에서 숨을 죽인 채
나뭇잎의 밝음을 받쳐 주는 그늘이 함께 있는 가을처럼
나는 나를 밝히면서도 남을 빛나게 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자랑과 겸손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봄부터 정성을 다하여 얻은 열매의 자랑과
익을수록 고개 숙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 함께 있는 가을처럼
나는 나의 노력으로 당당해질 때도
늘 겸손으로 나를 낮추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감사와 아쉬움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내려 준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부족했던 노력을 아쉬워하는 가을처럼
나는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나의 부족함을 성실로 채우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낙엽과 열매가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인의 사랑을 받는 열매와 다시 땅으로 떨어져
내일을 기약하는 낙엽이 함께 있는 가을처럼
나는 오늘 이루지 못한 일에 실망하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풍요로움과 가난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곳간을 채운 풍요로움 속에서도
가난한 이웃을 향해 마음을 비우는 가을처럼,
나는 생활의 풍요 속에서도 가난한 마음으로
남의 아픔을 헤아리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정용철님의 좋은 생각 중에서 -



2.JPG



Osennyaya pesnya (가을의 노래) / Anna G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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