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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말은 여성을 움직인다

라이프(life)/섹스

by 굴재사람 2010. 7. 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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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말은 여성을 움직인다

 

 

남자가 건드려서 자극하지 않으면 여성의 성욕은 별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믿고 있는 남성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로 성문제로 여성 환자와 상담해보면 성생활에 충실하지 않은 남편 때문에 갈등하는 여성이 의외로 많다. 그중에는 실제로 바람을 피움으로써 그 갈증을 풀어 버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 정도로 여성도 대담해진 것이다.

예전에 뉴욕의 타임스퀘어나 런던의 피카딜리 서클 근처 섹스숍에서나 구입이 가능했던 플라스틱제 인조 페니스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서울 강변도로에 주차한 ‘성인용품 판매’라고 써붙인 봉고차 판매대에서 이런 것들이 팔리고 있다. 여성 운전자 중 그 수요가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 가정에서도 섹스의 전희 기구로 혹은 여성의 마스터베이션 보조 기구로 그것이 이미 상용된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정교하게 만든 기구라도 이것이 진짜 섹스 때와 동일한 자극과 쾌감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기세탁기 성능이 좋다 하더라도 사람이 하는 손빨래보다 깨끗해지기는 힘들다. 로봇 청소기가 맹위를 떨쳐도 사람이 비질하고 걸레로 닦는 것보다 능률적일 수는 없다. 이처럼 무미건조한 플라스틱 제품이 살아 숨 쉬면서 미친 듯이 덤벼드는 남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 섹스는 남녀의 뇌와 뇌가 서로 교류하는 게임 같은 것이다. 기계에는 그런 신묘한 기능이 없다.

‘정서’라는 중추신경적 기능이 관여해야 쾌감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 기구를 자기 남편이나 애인의 페니스로 생각하고 두 사람의 극적인 행위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려 기분을 내고 있을 때만 쾌감이 일어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기계적 자극보다 마음이 쾌감을 양산한다는 뜻이다.

섹스는 마음이 동조하지 않으면 쾌감이 없다는 주장은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상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산부인과에서 진료 목적으로 여성 환자의 질 속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자궁 상태를 촉진하는, 이른바 내진(內診)을 받을 때 이 자극에 흥분하는 여성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동일한 자극을 사랑하는 남성에게서 받는다면, 그 여성은 성기에 가해진 자극에 의해 당장 섹스에 대응하는 자세를 취하고 남편에게 매달리게 될 것이다.

섹스에서 쾌감을 가져다주는 원천은 성기라는 하수인이 아니라 뇌라는 배후 조종자라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여성의 몸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더라도 여성을 성적으로 달아 오르게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포르노 관람만으로 사정해본 경험이 있는 남성들이라면 그 메커니즘을 충분히 이해하리라 믿는다. 실제로 그런 생리적 원리를 이용해 침실에서 자주 이용되는 기법이 다름 아닌 사랑의 대화다.

흔히 플레이보이들이 여성을 유혹할 때 쓰는 제 일성은 속삭임이다. 여성의 귀에 입을 대고 찬미하는 달콤한 말을 늘어놓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아무리 철옹성 같은 여성의 마음에도 가벼운 동요가 일어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은 감언이설에 매우 약하다. 사기꾼에게 잘 넘어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 약점은 여성이 가진 생리학적 특성에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귀에는 소리를 수용하는 신경세포가 약 2만4000개나 깔려 있고 그것은 가까운 거리에서 뇌로 연결된다. 따라서 남성의 귓속말은 곧장 뇌로 전달되고 더구나 듣기 좋은 속삭임일 때는 여성의 뇌, 즉 마음에 감응되어 성감에 불이 붙는다. 하지만 아무런 감정도 없는 남성의 속삭임에는 성감을 느끼게 만드는 효력이 없다.

이처럼 여성은 상대에 따라 깊이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쾌감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이는 여성의 뇌를 달콤한 말로 여느냐 열지 못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흔히 거대한 페니스가 여성을 녹다운시켰다고 자랑하는 남성들이 있다. 하지만 그 공로는 여성의 마음을 움직인 화술에 있는 것이지 성기의 사이즈 때문이 아니다.

곽대희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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