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재색동원(財色同源)
동원(同源)은 '샘물의 근원이 같다'는 뜻이다. 어떤 현상이 서로 다른 것 같아도 따지고 들어가면 근원은 같은 경우가 있다. 먼저 약식동원(藥食同源)이다. 음식과 약이 같은 근원이다. 평소에 골고루 밥 잘 먹는 것이 보약이다. 한국 음식의 특징은 바로 이 '약식동원'에 있다. 여러 가지 채소와 발효식품 그리고 나물이 많이 들어가는 한국의 전통식단은 몸에 좋은 보약 식단이다.
그런데 식(食)은 색(色)과 관련된다. 식색동원(食色同源)이 그것이다. 식이 강하면 비례해서 색도 강하기 마련이다. 식을 보면 색을 짐작한다. 아프리카에서 뛰노는 동물들의 왕국을 보면 하루종일 동물들이 집중하는 일은 먹이를 구하는 일과 종족을 번식하는 일에 집중되어 있다. 생명을 유지하는 좌측 팔에는 식이 있고, 우측에는 색이 있는 것이다.
공자님도 이를 설파하였다. 한자 문화권에서 예(禮)를 논하는 고전인 '예기'(禮記)에 보면 '음식남녀는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이다'(飮食男女 人之大欲存焉)라고 되어 있다. 사는 것이 결국 '음식남녀'이다. 먹어야 산다. 색욕이 있어야 후대를 이을 것 아닌가. 그런 만큼 이 두 가지 근원적인 욕망에 대해서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나 도덕적인 기준을 적용하지 말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근원적인 욕망은 존재하는 한 완전히 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색(色)이 무엇인가 하고 추적하다 보면 재물과 만난다. 재색동원(財色同源)이 그것이다. 재물이 많으면 색도 많다. 재물이 없는 무재팔자는 색도 없다. 재와 색을 얻기 위해서는 투쟁해야 한다. 쟁취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두 가지는 같은 차원이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은 이성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번에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가 처한 사태를 보니까 '재색동원'이 실감난다. 타이거 우즈는 너무 젊은 나이에 감당 못할 돈과 명성을 얻었다. 남자가 돈 있고, 명성 있고, 펄펄 넘치는 스태미나를 가지고 있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우즈처럼 소년등과(少年登科)를 하면 중간에 반드시 인생 수업료를 지불하기 마련이다. 일부일처제 사회에서 색욕을 충족시키면 명예를 잃고, 명예욕을 충족시키려면 색욕을 포기해야 한다. '명색'(명예와 색욕)은 동원(同源)이 아니라 상반(相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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