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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생각한다

라이프(life)/레져

by 굴재사람 2009. 11. 2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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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자전거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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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바람을 맞을 수 있게 해준다. 시속 25㎞ 정도로 달려보면 얼굴과 가슴으로 바람이 달려든다. 바람(風)은 '지·수·화·풍' 가운데서도 가장 차원이 높은 것이다. 바람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바람은 딱딱한 고체 덩어리를 잘게 부수어서 기체로 날려 보내는 작용을 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근심, 분노, 집착이 안 생길 수가 없다. 이게 오래되면 몸속에서 덩어리가 되고, 병이 되는 것 아닌가! 자전거를 타면 바람이 몸속의 전 세포 속으로 들어간다. 세포에 들어간 바람은 몸속의 근심, 분노, 집착의 덩어리들을 풀어헤쳐 주는 작용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아가 끓는 인생은 자고로 바람과 친해야 한다.


 

풍류도(風流道)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어느 소설가가 작명하였듯이 자전거는 풍륜(風輪)이라 부를 수 있다. 자전거의 장점은 혼자서도 탈 수 있다는 점이다. 탁구나 테니스를 하려면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축구나 농구와 같은 구기 종목들도 마찬가지이다. 파트너가 없으면 운동을 못한다. 서로 시간을 맞추고 일정을 조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자전거는 자기 혼자 타는 물건이므로 상대방과 사전에 일정 조절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자기 편한 시간에 따라 언제든지 타면 된다. 혼자 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자전거는 달리기 또는 걷기와 같다. 혼자 달리기를 해보면 달리기는 고독한 운동에 속한다. 어떻게 보면 고행(苦行)에 가까운 운동이다.
 

걷기는 어떤가? 평화스러운 운동이지만, 매일 매일 같은 코스를 2시간 정도 반복해서 걷다 보면 지루하다는 느낌이 온다. 내 경우에 자전거는 달리기보다 덜 고통스럽고, 걷기보다는 덜 지루하게 다가온다. 특히 요즘과 같은 삼복더위에는 더 자전거 타기가 좋다. 자전거는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을 오를 때 그 진수를 맛본다. 등산과는 달리 관절에 부담을 안 주면서도 하체에 힘이 들어간다. 신경 많이 쓰는 직업군은 하체로 힘이 들어가야만 머리가 시원해진다. 페달을 밟으면서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상기증(上氣症)이 완화된다. 자전거의 주의사항은 내리막길의 과속이다. 여기에서 사고가 난다. 속도 욕구를 절제하는 것이 자전거의 도(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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