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밥 먹고 하는 일은 세상 구경하러 다니는 일이다. 구경을 하러 다녀야 칼럼이 나온다. 싸움구경이나 불구경보다도 한 차원 높은 구경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구경이요 오만가지 직업구경이다. 직업 중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직업인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와 같은 금융업 종사자들이 사례연구감이다. 외국에 유학 갔다 온, 학벌도 좋고 유복한 집안 출신의 인재들이 이쪽에 많이 몰려 있다. 인재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하는 일은 돈을 다루는 일이다. ‘돈’과 ‘도’는 ‘ㄴ’자 받침 하나 차이이다. 돈이나 도나 모두 쉽게 얻어질 수 없는 신물(神物)이다. 그렇다 보니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심각해지면 병이 걸리는데, 요즘 많이 걸리는 병이 심장병이다. 엔진과열에서 오는 병이다.
엔진과열에 걸린 금융업자들이 선택하는 운동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전거 타기이다. 자전거는 엔진이 없다는 게 최대 매력이다. 자전거를 타면 과열된 엔진이 자연스럽게 식는다고 한다. 오로지 육체의 힘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기의 묘미는 오르막길이다. 몸을 푼 다음에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심장이 멎는 것 같고, 다리와 팔을 비롯하여 온몸에 힘을 줘야 한다. 땀이 자전거 파이프에 떨어지는 것을 본다. 집중력이 발생한다. 숨이 턱턱 막힌다. 이때 느끼는 철학은 인생살이가 이렇게 간단치 않다는 원리이다.
숨이 차면 깊은 호흡을 하게 된다. 평소에는 오목가슴 부근에서 쉬던 숨이 아랫배에까지 내려갈 수밖에 없다. 산에서 타면 좋은 공기를 깊게 흡입하는 셈이다. ‘거인일체(車人一體)’의 경지에 진입한다.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만 관절에 부담은 오지 않는다. 자전거는 수영처럼 관절 부담이 없는 운동이다. 자전거를 타는 도중에는 좌우의 균형을 잡아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척추의 좌우운동이 된다. 상체를 숙이고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는 몸이 덜덜 떨리므로 팔과 어깨근육이 풀린다. 아울러 아랫배도 흔들리므로 오장육부에도 자극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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