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지리산길 '국토의 매력' 선사
↑ 지리산길에서 본 다랑이 논 전경.
↑ 남원 운봉읍 노치마을에서 행정마을 트레일 구간을 걷고 있는 여행객들.
제주도는 자전거의 천국이다. 김훈의 < 자전거 여행 > 은 그 열풍에 불을 지폈다.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 일주를 할 때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에 저절로 감탄사를 내뱉은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 제주도는 자전거가 아닌 걷기 열풍의 중심지로 변했다. 제주올레 때문이다. 제주방언인 '올레'는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뜻한다. 구불구불 이어진 돌담길을 걸으면서 제주의 속살을 볼 수 있는 명상의 길이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는 지난해 9월 제1코스를 선보인 후 9월 현재까지 260km 거리의 14개 코스를 개발했다. 스페인 산티아고를 순례한 후 한국에도 산티아고와 같은 길을 만들고 싶었던 서명숙 이사장이 제주올레를 만들었다.
제주도에 올레가 있다면 지리산에는 둘레길이 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해돋이를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만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리산에 올라가서 해돋이를 보는 것, 그것이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리산 둘레에 있는 16개 읍·면과 80여 개 마을을 잇는 고갯길, 옛길, 숲길, 마을길 등을 이어 '지리산길'을 만들자 사람들의 생각이 변했다. 지리산에 오르지 않고도 지리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지리산 둘레를 걸으면서 지리산의 자연과 역사 및 문화를 더듬을 수 있는 여유를 찾았다. 지리산길은 산은 정복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 주는 사색의 길이다. 지리산길은 2011년까지 300여 km가 만들어질 예정이고, 9월 현재까지 70km의 길이 만들어져 있다.
제주올레나 지리산길과 같은 길을 서울 시민도 가질 수 있게 될 것 같다. 2012년까지 63km의 북한산 둘레길이 만들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북한산 둘레길이 제주올레와 지리산길 열풍을 이어받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다. 올레 열풍이 제주도와 지리산을 시작으로 서울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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