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三伏)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린다. 달력에서 삼복날짜는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지는가. 우선 기준은 일년 중에서 가장 낮이 긴 절기인 하지(夏至)이다. 하지가 지난 다음에 3번째 ‘경’(庚)자가 드는 일진이 바로 초복에 해당한다. 올해 하지는 양력으로 6월 21일이었다.
하지 이후로 첫 번째 경자가 들어가는 날인 6월 24일은 경자(庚子) 일이었고, 2번째 경자가 드는 7월 4일은 경술(庚戌)일이었다. 3번째 경자가 드는 날이 7월 14일 경신(庚申)일이었다. 이 7월 14일이 하지 이후로 3번째 해당하는 ‘경’자 일이었으므로 초복이었던 것이다.
중복은 어떻게 되는가. 하지 이후로 4번째 경자가 드는 날이다. 7월 24일이 경오(庚午) 일이므로 중복이 되었다. 초복 다음에 중복이 돌아오는 데에 10일이 걸렸음을 알 수 있다. 보통 같으면 말복도 중복으로부터 10일 이후에 돌아오는 것이 정상이다. 따라서 예년 같으면 8월 3일, 경진(庚辰) 일이 말복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8월 3일이 말복이 아니다. 올해의 말복은 8월 13일, 경인(庚寅) 일이다. 중복인 24일로부터 20일이나 건너뛴 날이다. 이처럼 예년보다 10일 늦게 돌아온 말복을 가리켜 월복(越伏)이라고 부른다. 복날이 ‘건너뛰었다’는 말이다.
올해처럼 말복이 10일 늦게 돌아온 이유는 입추(立秋) 때문이다. 말복은 입추가 지난 지 첫 번째 돌아오는 경(庚)일을 정한다. 올해 입추는 8월 7일이다. 8월 7일 이후로 첫 번째 ‘경’자 들어가는 날이 8월 13일(庚寅)인 것이다. 환산하면 8월 13일은 하지 이후로 6번째 ‘경’이 들어가는 날이다.
그렇다면 5번째 ‘경’일은 어디로 갔는가. 원래는 8월 3일(庚辰)이 바로 5번째 ‘경’이 들어가는 날이므로 말복이 되어야 하지만, 이날은 입추(8월 7일) 이전에 해당한다. 초복, 중복은 하지 이후면 되지만, 말복만은 입추가 지나야 자격이 발생한다.
8월 3일은 입추 이전이므로 말복이 되지 못하고, 입추 이후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만약 5번째 경일이 입추 이후라면 말복이 되지만, 입추 이전이면 6번째 경일이 말복이 되는 것이다. 올해처럼 월복(越伏)인 해에는 무더위가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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