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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로 가는 길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09. 3. 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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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로 가는 길 - 조병화


        안개로 가는 사람
        안개에서 오는 사람
        인간의 목소리 잠적한
        이 새벽
        이 적막
        휙휙
        곧은 속도로 달리는 생명
        창밖은
        마냥 안개다

        한 마디로 말해서
        긴 내 이 인생은 무엇이었던가
        지금 말할 수 없는 이 해답
        아직 안개로 가는 길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면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던 세상에서
        무엇 때문에 나는
        이 길로 왔을까

        피하며, 피하며
        비켜서 온 자리
        사방이 내 것이 아닌 자리
        빈 소유에 떠서

        안개로 가는 길
        안개에서 오는 길
        휙휙
        곧은 속도로 엇갈리는 생명
        창밖은
        마냥 안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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