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인 남대문(南大門)이 화재가 나서 전소되었다.
대문(大門)이란 무엇인가?
밖으로 나가는 출구(出口)이자, 동시에 안으로 들어오는 입구(入口)가 대문이다.
대문은 동양문화에서 안과 밖, 음과 양, 그리고 성(聖)과 속(俗)을 모두 포함하면서
동시에 이 두 차원을 구분해 주는 장치이다.
특히 성과 속의 구분에서 이 대문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천장이 낮은 실내에 들어가면 답답한 느낌이 들지만,
천장이 높은 공간에 들어서면 왠지 성스러운 느낌이 든다.
서양은 실내 천장의 높이를 올림으로써 성스러움을 표현하였다면,
동양은 그 높이 대신에 대문을 통해서 성스러움을 표현하였다.
한국의 불교사찰에 가 보면 대문이 여러 개이다.
처음에는 대체로 일주문(一柱門)을 통과한다.
사찰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하동 쌍계사(雙溪寺)를 예로 들면 일주문 다음에는 또 다른 문인 금강문(金剛門)이 있다.
금강문을 통과하면 다시 또 하나 문이 나온다.
바로 천왕문(天王門)이다.
쌍계사의 대문 배치를 보면 문을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속세의 때'를 벗는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문을 통과할 때마다 일종의 정화의식(淨化儀式)을 거치는 셈이다.
문을 통과할 때마다 점점 더 성스러운 공간으로 진입한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속(俗)에서 성(聖)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대문을 통과해야 한다.
대문이 바뀔 때마다 차원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공간은 대문을 여러 개 열고 들어가도록 장치를 하였다.
유교에서는 대문의 배치가 불교와는 약간 다르다.
유교에서는 어느 방위(方位)에다가 대문을 내야 하는가를 중시하였다.
이는 주역(周易)과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의 영향이다.
동대문을 위시하여 동서남북에 있는 4개의 대문은
주역에 나오는 '진태리감(震兌離坎)'의 방위와 일치한다.
4개의 대문 사이에 있었던 4개의 소문(小門),
즉 혜화문(惠化門), 소덕문(昭德門), 광희문(光熙門), 창의문(彰義門)은
주역의 간(艮), 곤(坤), 손(巽), 건(乾)방에 해당한다.
그 8개 문의 중심 지점에 토(土)의 신(信)을 상징하는 보신각(普信閣)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서울은 주역 팔괘(八卦)의 중심에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남대문 화재는 어떤 의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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