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니까요
- 원태연 -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 봤던 영화였습니다.
처음 봤을 땐 스쳐지나갔던 장면이
이번엔 마음에 남았습니다
젊었을 때 만나
딱 한번 점심식사를 함께 한 남자를 사랑하느라
평생 다른 사람을 마음에 드리지 않은
중년여인이 영화 속에서 말합니다.
"나는 지금두 가끔 그때 썼던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해.
그러면 그와 함께 있는 느낌이 들지.
물론 그는 나를 잊었을꺼야.
하지만 괜찮아 내가 기억하니까?"
영화 속의 그 여인처럼
언젠가 나도 그 말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해도 그 다지 외로울 것 같지 않습니다.
평생 그리워 할 사람을 갖는다는 것도
아무에게 주어지는 행복은 아니니까요.
언제나 그리운 당신 당신이 나를 잊어도 괜찮습니다.
내가 기억하니까요.
이미 나를 잊었어도 괜찮습니다.
항상 내가 기억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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