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새와 나무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08. 5. 26. 10:35

본문


 

새와 나무

 

                      - 류 시 화 -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 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글모음(writings)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기억하니까요  (0) 2008.05.27
보고 싶다는 말은  (0) 2008.05.26
사랑한다는 것으로  (0) 2008.05.25
어느날의 커피  (0) 2008.05.25
꽃 지는 날  (0) 2008.05.22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