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사람들은 왜 모를까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08. 5. 4. 23:00

본문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 용 택 -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글모음(writings)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을 보내고 난 후에야  (0) 2008.05.05
봄볕을 두드리다  (0) 2008.05.04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0) 2008.05.04
얼마나 좋을까  (0) 2008.05.04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0) 2008.05.03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