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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신의 나무이고 싶습니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08. 1. 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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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신의 나무이고 싶습니다 - 김정한

    난, 당신을 위한
    한 그루의
    늘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이 비 그치면 파아란 하늘 아래
    아름답게 핀 무지개를 보며
    당신 앞에 선
    한 그루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말은 못하지만
    당신이 힘들고 아플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한 그루의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그 어떤 비바람에도
    모진 해풍에도 끄덕 않는
    한 그루의
    강인한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오시면
    어서 오세요
    그늘에서 잠시 쉬다 가세요
    말 대신,
    푸르게 푸르게 흔들거리면서
    쉼터를 주는
    한 그루의
    나무이고 싶습니다

    푸르름이 아주 깊어지면
    당신의 아픈 사연,
    기쁜 얘기도 들어주며
    당신과 함께
    일곱색깔 무지개를 보며,
    늘 푸르게 푸르게 살고 싶습니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늘 당신과 함께하는,
    당신을 지켜주는
    늘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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