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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는 산 같은 데서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5. 4. 2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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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는 산 같은 데서

 

 

                        - 김용택 -




어디서 말이 싹트는지 아느냐
저 말없는 산 같은 데서
저 말없는 물 같은 데서
세상을 살리는 말이 태어나느니
너무 서둘지 말아라

 

함부로 남의 말을 탓하지 말아라
너를 들여다 보거라
네가 보일 때까지 침묵하고 너를 보거라
무엇이 지워지고 무엇이 다시 살아나느냐
부끄러워해라


어디서 말이 태어나는지 아느냐
저말없는 산 같은 데서
저 말없는 물 같은 데서
저 말이 없는 풀잎의 등 같은 데서
세산의 밥이 되는 말은 태어난다

자다가 깨어나 밖을 나가 보거라
별빛이 보이느냐
다시 살고 죽는 것들이 보이느냐
외로워해라
세상에 양식이 되는 일에 괴로워해라
너희들의 말이 나의 말이 얼마나 우스운지 아느냐
부끄러워해라
사람들이 너를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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