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자랑
-신현림-
백년 전의 조선에
아들 낳은 여인이 유방을 내보이는
특이한 풍속이 있었다
무명 치마저고리 사이에
여인의 유방이 두 개의 노을처럼 달렸지
여인의 유방은 혁명의 깃발처럼 펄럭이고
여인의 유방에서 위풍당당한 행진곡이 흘러나오고
사방팔방 강가에 조선의 모유가 흘러넘치지
백년, 다시 백년 후의 조국엔
딸을 낳은 여인도 유방을 드러내놓고
남태평양처럼 화통방통하게 웃는
마땅한 일상사가 이어지것다
허허벌판에서 두 개의 우주를 털렁이며
어화어화 내 사랑
어화둥둥 내 딸년
그 딸년들을 위해 인디언 추장처럼 춤추는
나, 신현림과 내 딸의 딸들이 있을 것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신현림 詩集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