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담배 연기처럼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5. 4. 11. 11:20

본문

담배 연기처럼

 

                     - 신동엽(1930~1969) -



들길에 떠가는 담배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들길에 떠가는 담배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멀리놓고 생각만 하다 말았네.

아, 못다한 이 안창에의 속상한
두레박질이여.

사랑해주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하늘은 너무 빨리 나를 손짓했네.

언제이던가
이 들길 지나갈 길손이여


그대의 소매 속
향기로운 바람 드나들거든
아파 못다한
어느 사내의 숨결이라고

가벼운 눈인사나

보내다오.

 

'글모음(writings)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0) 2015.04.11
낙화  (0) 2015.04.11
소나무에 대한 예배  (0) 2015.04.11
소나무 숲에는  (0) 2015.04.11
간이역  (0) 2015.04.1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