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咸陽의 산세와 金剛酒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15. 3. 3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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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咸陽의 산세와 金剛酒

 

 

'함(咸)'자 들어간 지명이 몇 군데 있다. 함열(咸悅), 함평(咸平), 함안(咸安). 경남 함양(咸陽)은 그 지명이 '모두가 양기(陽氣)다'는 뜻이다. 그래서 조선시대까지 전국에서 많은 도사가 함양에 집결했다. 여기에 머물면서 장래 어느 산에 터를 잡을 것인가를 궁리했다고 한다. 함양은 뒷산이 남덕유산(南德裕山)이고, 앞으로 보이는 객산(客山)이 지리산이다. 뒤에 있는 주산(主山)보다 앞에 있는 객산이 더 높은 형국이다. 그래서 함양은 외부에서 큰 인물들이 많이 들어와 살았고, 토박이의 텃세가 별로 없는 고장으로 유명하다. 함양에 벼슬하면서 머물렀던 신라 최치원, 조선 전기 김종직, 조선 후기 박지원 등이 그런 외부 인물이다.

함양 주변에는 기운 좋은 명산이 널려 있다. 삼봉산(三峰山), 오봉산(五峰山), 황석산(黃石山), 백운산(白雲山) 등이다. 특히 삼봉산 정상에 올라가 보면 지리산 전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리산 천왕봉부터 반야봉에 이르는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삼봉산 밑에는 죽염(竹鹽)으로 유명한 인산가(仁山家)가 자리 잡고 있다. 죽염은 중국·일본에는 없는 '한류 명품'에 속한다. 인산 선생 뒤를 이어 가업을 계승한 장남 김윤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함양과 지리산 일대의 산세, 지명, 고사(故事), 도사들 족보에 대해 모르는 게 없었다.

중국 함양 주변에도 함곡관(函谷關)과 위수(渭水)가 있듯이 한국 함양 주변에도 병곡면(甁谷面)과 위천(渭川)이 있다. 병곡면에는 60대 초반 '노(盧) 도사'가 살고 있다. 노 도사는 함양양조장을 운영하던 집안이다. 조부 때부터 인산 김일훈(金一勳·1909~1992) 선생과 교류를 하면서 약주(藥酒)에 대해 연구했다. 인산이 남긴 '신약'(神藥)에 보면 어혈(瘀血)을 푸는 방법으로 깊은 산 속에서 나는 측백나무 잎사귀를 술에 담가뒀다가 시루에 쪄서 고(膏)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고 나온다. 노 도사는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술을 만들었다. 금강주(金剛酒)다. 80도에 가깝다. 측백향이 강하게 밴 금강주를 먹어보니 어지간한 양주는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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