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강에 발을 얹으면 물의 기왓장들이 물속으로 떨어져 흘러가는 저녁 이렇게 젖어서 해안으로 가는 것인가 세상의 모든 객지에는 강물이 흐르고 그리하여 먼먼 신새벽 안개로 흰 자작나무 숲 지나 구름으로 아흔아홉 재 넘어 돌아가는 것인가 저문 강은 말없이 서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강은 언제나 옛날로 흘러간다
- 박지웅, 시 '푸른 글씨' 중에서 -
이 순간도 어느새 과거로 흘러갑니다. 그렇게 매일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12월 중순입니다. 한해가 간다고, 마음이 부산스러우면서도 쓸쓸합니다. 그렇게 흘러가는 속에서 만나는 여러 감정과 일들이 모여 일상이 되는 듯 합니다. 다만, 순탄하게 흘러가는 강이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