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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랑 똑같다

글모음(writings)/짧은 글

by 굴재사람 2014. 11. 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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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랑 똑같다


"너 정말 옛날이랑 똑같다."
얼싸안은 채 동시에 쏟아낸 말이었습니다.
"남들이 보면 흉보겠다."
조심하면서도 몇 십 년만의 해후는
반가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연세 지긋한 분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너는 예전이랑 하나도 변한 게 없구나." 하실 때
'저 연세에 뭐가 변한 게 없을까.'
재밌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는데
친구들을 만나고보니,
그것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았습니다.
겪어봐야 안다는 게 딱 맞습니다.

얼굴은 주름이 지고 체형도 바뀐 게 사실이지만
그때의 그 모습과 똑같다고 하는 것은
특유의 말투며 몸짓, 그리고 은연중 보이는
낯익은 표정 때문일 겁니다.
퍼즐 맞추기 하듯
뒷전으로 밀어 두었던 기억을 짜 맞추는 속에
다시 정이 생기고, 서로 우열을 가릴 필요도 없으니
역시 친구가 좋긴 좋습니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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