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庭 박태훈의
해학詩
⊙ 늙은
부부
당신은 내 비서관
나는 당신의 보좌관
비서관 등 좀 긁어 줘요
보좌관 내 허리좀 주물러요
비서관 없으면 나
못살지
보좌관 없으면 내도 못살아요
늙어 갈수록 비서관이
늙어 갈수록 보좌관이
꼭 필요 해요
없으면
안돼요
늙은 부부
우리 부부
⊙ 다
그런거야
사랑은 다
그런거야
산다는 것은 다 그런거야
세월가면 추억으로 남는거야
인생살이 다 그런거야
잘난사람 못난사람 다
그런거야
훗날에 한줌의 재로 남는거야
너도 나도
모두가
다 그런거야 다
그런거야
⊙ 늙은
친구
친구야
와
이리 늙었노
허허 너는 와 늙었나
아무 생각할 틈도 없이
앞만 보고 살았더니
내 늙은 것 네 늙은 것
잊었나보다
세월의 무상함이
한치의
오차 없이
네 얼굴에
내 얼굴에
쫙쫙 줄긋고
지나갔구나
허허 친구야
나는 네 마음 잘알지
나도 네 마음 잘안다
⊙
이력서
나는
세상에서
제일 못난 사람이다
학교에 다닐 때도
못난 놈이라고 쳐다보지도 안했다
나는
군대에서 특급
고문관이었다
제대복 입으면서 나를 찾았다
박병장 고향에 갑니다
나는
직장에서 제일 일을 많이 한 사람이다
예
아니오 소릴 못한 성격에
내 앞에는 항상 일이 산처럼 쌓였다
⊙ 세월은 탓할 수
없지
세월은
낙엽을 지게 한다
세월이 가면 떨어지는 저 낙엽
세월은
사람을 늙게 한다
세월이 가면 늙은 저
노인
세월은 탓할 수 없지
<詩庭 박태훈의 해학이 있는 아침
중에서>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0) | 2014.08.08 |
---|---|
매미의 계절 (0) | 2014.07.29 |
“응” (0) | 2014.06.23 |
시(詩) 달력 (0) | 2014.06.05 |
인사동에서 (0) | 2014.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