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시간
고장난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사두에게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자.
그는 방랑하는 수행자에게 정확한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럼 왜 고장난 시계를 차고 다니냐고 묻자 그는 멋지게 응수했다.
"신의 시간은 언제나 정확하지만,
인간의 시간은 틀리기 쉽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올라탄 치트라쿠트(브라흐마 신과 비시누 신, 시바 신의 탄생지로 유명한 곳) 행
시외 버스는 인간의 시간이 부정확하다는 사두의 지적을 증명이라도 하듯,
출발 예정 시각이 두 시간이 지났는데도 시동조차 걸지 않고 있었다.
- 지구별 여행자 / 류시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