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유언
'테네 청년을 부채시키고 새로운 신을 섬긴다'는 죄명으로
독배를 마시고 죽게 된 소크라테스는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의 편안한 여행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린 다음
태연히 독약을 마신다.
이를 지켜보던 제자들이 모두 얼굴을 감싸고 통곡하기 시작하자
소크라테는 묻는다.
"웬 통곡 소리들인가.
이런 창피한 꼴을 보게 될까 봐 아낙네들을 너저 보냈거늘
'사람은 마땅히 평화롭게 죽어야 한다'고 나는 들었네.
그러니 부디 조용히 하고 꿋꿋하게 행동하게."
감각이 사라지고 온몸이 뻣뻣해지며 죽어가던 소크라테스는
온 몸을 덮었던 천을 벗기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역사상 유래가 없는 그 유명한 유언을 남긴다.
"이보게 크리톤.
아스클레오피스에게 닭 한 마를 빚졌다네.
자네가 잊지 말고 기억했다가 나 대신 갚아주시게나."
진리의 철인이었던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유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아스클레오피스는 그리스인들의 의신(醫神).
뱀이 기어오르는 지팡이를 짚고 다녀서 오늘날에도 병원이나 약국에서
뱀의 지팡이로 상징되고 있는 문장은 바로 아스클레오피스를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죽어가는 소크라테스는 이승에서의 삶은 고통스런 병이었으나 죽음으로써
병으로부터 치유되어 영원의 자유와 해방을 얻었으니,
자신이 직접 가서 아스클레오피스의 신전에 감사의 제물을 바치지 못하는 대신
친구인 크리톤에게 닭 한 마리의 제물을 바쳐달라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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