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장날
새 옷에 새 운동화,
다섯 밤만 자고나면 소박한 바람이 이루어지고,
장터국밥에 막걸리 한 사발,
다섯 밤만 자고나면 생일 아침상 같은 장이 열리고,
장을 마치고 헤어지는 아쉬움도
다섯 밤만 자고나면 풀리던 고향의 장날.
흥정에 에누리에 덤으로 정까지 얹어 주던
인심 넉넉한 장터에는,
그리움 하나, 가슴에 담고 사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투박한 사투리로 안부를 묻고,
고단한 삶의 넋두리를 질펀한 욕으로 풀어내도
그저 흥에 겨운 가락이 되고,
한 판 놀이마당이 되던 장터의 풍경.
밑지고 팔아도 정 하나는 남는다고 너스레를 떨던
장꾼의 목소리 희미해졌어도,
쿵따리 샤바라, 약장수의 노래가 흥을 돋우던
장날의 정취 그리울 때는,
언제나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은 고향의 장날.
- 미오새 님, '고향의 장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