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삼아 갈 만한 대한민국 5대 양조장을 찾아서
군사지역이라는 개발제한지역에 있어 아름다운 자연이 그대로 보전된 포천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막걸리 양조장이 있는 막걸리 메카로 알려져 있다. 그 중 가장 문화적 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 바로 산사원. 배상면주가에서 운영하는 이곳에는 아름다운 정원 속에 수백 개의 항아리에서 술이 익혀가는 모습은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단순히 술 항아리뿐만이 아닌 전통 누룩방, 2층으로 구성된 한옥 전망대인 ‘우곡루’에서는 산사원의 전체를 바라볼 수 있으며, 술잔을 띄워 보고 싶은 포석정과 같은 곳도 있다. 산사원 건물 안에는 대한민국 전통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 그리고 직접 막걸리를 빚어보는 체험공간이 있다. 지하에는 배상면주가에서 이제 막 빚은 신선한 막걸리와 약주 등을 시음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한여름에는 막걸리 샤베트, 아이스 약주 등도 즐겨 볼 수 있다. 낮에는 약 5km 떨어진 곳에 이동 백운계곡 암반수로 맛을 낸 ‘포천이동갈비촌’이 있는데, 꼼꼼히 찾아보면 비교적 저렴한 곳에서 아름다운 백운계곡을 바라보며 갈비 맛을 즐길 수 있다.
2. 경기 동북부 양평군 지평리의 지평 양조장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1925년 설립되었으며, 설립 당시의 일제강점기의 건물 그대로를 가지고 있는데 한국전쟁 당시 UN군 기지로도 활용되었다. 이곳의 유명한 막걸리는 일반적인 쌀 막걸리가 아닌 새콤하고 두터운 맛의 밀 막걸리. 대부분의 양조장이 쌀로 막걸리를 빚는다든지 또는 밀과 쌀을 혼합하여 막걸리를 빚는 것에 반하여, 이곳은 원형 그대를 지켜가면서 밀 100% ‘지평 막걸리 진’을 제조하고 있다. 열차로 간다면 청량리 역에서 무궁화호를 이용하면 약 45분 만에 지평역에 도착한다. 차로 이동한다면 강원도 홍천, 횡성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만큼, 중간에 살짝 들려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3. 충남 당진시 신평 양조장
1933년 설립된 이곳은 백련 찻잎 전문가 2대 김용세 씨와 거의 아들 3대 김동교 씨가 중심이 되어 운영되는 유서 깊은 양조장이다. 양조장 옆에는 직접 재배하는 백련잎을 볼 수 있으며, 세월의 흔적이 남겨 준 철심으로 꿰맨 항아리 등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항아리로 발효 숙성시키고, 일제강점기에도 이미 탁주 제조로 명성을 날려 세월의 흔적이 남은 오래된 상장을 볼 수 있다. 당진 시내에 있으며, 서해안 고속도로의 당진 나들목, 송악 나들목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당진의 ‘해나루쌀’만을 이용해 빚은 ‘하얀연꽃 백련 막걸리 Misty’와 일반미로 빚은 ‘하얀연꽃 백련 막걸리’가 유명하다.
4. 충북 진천 덕산 양조장(세왕주조)
1930년에 설립된 양조장으로 현재 이 건물은 등록 문화제 제58호로 지정되어 있다. 허영만의 식객에서 절찬한 막걸리 중 하나로, 밀과 쌀을 브랜디한 덕산 막걸리가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이 특히 유명해 진 것은 양조장 건물 자체가 등록문화재로 되어 있는 부분도 있지만, 바로 항아리와 오크통의 모양을 한 전시관. 2층으로 구성된 이 전시관에는 1930년도부터 지금까지의 내력을 볼 수 있는 등 양조장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대소 나들목, 진천 나들목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다.
5. 부산 동래구 금정산성 양조장
예로부터 누룩 빚는 마을로 가장 유명했던 곳, 해발 500m의 산 중턱에 있어, 그 공기와 환경이 색다른 곳. 바로 부산 금정산성 마을인데, 이곳에 직접 만든 수제 누룩으로 우리 막걸리를 빚는 몇 안 되는 금정산성 양조장이 있다. 산 중턱에 올라가면 금정산성 양조장에서 운영하는 작은 박물관이 있는데, 이곳을 통해 바라보는 석양 역시 무척 아름답다. 산악지대라 단순한 소, 돼지고기가 아닌, 흑염소 고기로 유명한데, 금정산성 막걸리와의 궁합 역시 특별하다고 알려져 있다. 대중교통은 부산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에서 하차하여 금정산성으로 가는 산성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오고 가는 길에 편안하게 들리는 양조장 여행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양조장이지만, 양조장 하나만 보고 여행을 가기란 지금 당장의 대한민국 정서에서는 쉽지는 않다. 하지만 오고 가는 길에 오래된 역사를 가진 양조장이 있다면, 충분히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 어느 곳 보다 신선한 막걸리를 마셔볼 수 있으며, 또한 술 빚는 이의 피와 땀과 눈물, 그리고 근대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할 수 있는 문화체험 공간이기 때문이다. 올 봄에는 어디인가를 여행 간다면 가는 도중이나 종착점에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우리의 양조장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매력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글,사진 제공 /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mw@juro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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