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선승에게 어느 날 권세 있는 무사가 찾아왔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를 가르쳐 주십시오.”
노승은 퍽이나 마땅찮은 표정으로 답했다.
“말해 줄 수야 있네만, 자네에게 그것을 이해할 만한 머리가 있는지 모르겠네.”
무사는 애써 분을 삭이며 말했다.
“무례하오. 당신이 지금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고 있소?”
목소리에 노여움이 묻어났지만 노승은 깔보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별로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 자네는 어리석어 그 사실을 모르는 것 같지만.”
무사는 분에 못 이겨 몸을 떨었다.
그럴수록 노승은 한층 더 놀리는 투로 말했다.
“허리춤에 찬 것은 검이라 부르는 물건인가? 음식을 자르는 칼처럼 보잘것 없어 보이는군.”
“뭣이라!”
무사에게 그 이상의 모욕은 없었다.
당장 칼을 뽑아 목을 칠 기세로 검을 잡는 순간, 노승이 말했다.
“그게 지옥이라네.”
무사의 얼굴에 깨달음이 스쳤다.
'스스로 다스릴 수 없는 마음이 곧 지옥이로다.'
무사가 조용히 칼집에 칼을 꽂자 노승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게 바로 천국일세.”
《행복한 동행》 2012년 12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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