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철새 쉼터 소매물도
하늘은 파랗고 바다는 새파랗다. 섬을 덮은 초록 풀밭에 샛노란 원추리꽃이 일렁였다. 보랏빛 산비장이꽃과 붉은 참나리꽃도 점점이 피었다. 가파른 언덕 꼭대기엔 하얀 등대가 서 있다. 모딜리아니 그림 속 여인처럼 목 길게 빼고서 큰 바다 건너온 바람 맞으며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 여름 소매물도 곁 등대섬은 강렬한 원색을 쓱쓱 붓질해댄 유화였다. 1986년 과자 광고에 등장해 흔히 쿠크다스섬이라 부른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하루 두 번 만난다. 물이 나면 어른 머리만 한 갯돌들이 드러나 둘을 잇는 물목 길 '열목개'를 내준다. 소매물도는 통영 바다 526개 섬 가운데 맨 남쪽에 떠 있다. 통영항에서 직선 거리로 26㎞, 배가 이 섬 저 섬 들르느라 한 시간 반 넘게 걸린다. 거제 서남쪽 포구 저구항에서 떠나면 매물도만 들러 가는 뱃길이 50분 채 안 된다. '매물'이라는 이름은 거친 섬에서도 잘 크는 '메밀'을 갈아 먹었다 해서 붙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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