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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기억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2. 4. 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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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기억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기 위하여
나는 편지 혹은 엽서를 안 쓰고 지낸 지
몇 해가 지났다
생각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애써 기억의 밭에 파종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길 건너편의 가구점 앞에서
낡은 가구를 부수고 있는 가구점 직원들,
그리움도 세월이 흐르면 저 가구처럼 낡아져
일순간 부숴버릴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낡은 가구처럼 고요하게 앉아 있었다

- 김충규, 시 '우체국 계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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