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群劫爭財(군겁쟁재)
대체로 가난한 집 형제들은 우애가 좋다. 서로가 서로를 불쌍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돕는다. 돈이 많은 집의 자식들은 사이좋기가 어렵다. 부모 죽고 나면 형제간에 돈 문제로 송사(訟事)가 발생한다.
풍수에서 말하는 '좌청룡 우백호'는 형제를 가리킨다. 청룡과 백호는 외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청룡 백호가 약하면 바람에 취약하기 마련이다. '장풍(藏風)'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 터가 오래가지 못한다고 본다. 풍수에서는 형제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는 셈이다.
언젠가 칼럼에서 한번 다뤘지만 명리학(命理學)에서는 형제가 지닌 양면성을 '비견(比肩)'과 '겁재(劫財)'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비견은 '어깨를 나란히 하다'라는 뜻이다. 겁재는 '재물을 겁탈하다'는 뜻이다. 비견은 노선을 같이한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고, 겁재는 나의 재물을 빼앗아가는 존재가 바로 형제라는 것이다. 명리학의 '군겁쟁재(群劫爭財)'라는 용어가 그렇다. '여러 형제들이 재물을 놓고 다툰다'라는 뜻이다.
자신의 태어난 날짜가 약한 신약사주(身弱四柱)는 형제가 도움을 주는 용신(用神)이 된다. '용신'이란 개념은 전두환에게 있어서 '5공청문회'의 장세동과 같은 존재를 말한다. 충성스러운 돌쇠의 역할이다. 신강(身强)한 사주에게는 형제가 경쟁자가 되므로 기신(忌神)이 된다. '기신'이란 박근혜에 대하여 "서재에 꽂힌 책이 일관성이 없다. 나는 장세동과 같은 돌쇠가 아니다"라고 화살을 날린 전여옥과 같다. 예리한 비판자의 역할이다. 만약 위치를 바꾸어 전두환-전여옥과 박근혜-장세동의 혼합 복식조를 짜면 사주상의 궁합, 즉 용신과 기신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진다.
'군겁쟁재'의 원론적인 의미는 권력보다는 돈 문제이다. '부잣집 자식들이 돈 때문에 재판하게 되어 있다'는 가르침인 것이다. 특히 재벌가의 형제관계는 거의 군겁쟁재 관계처럼 보인다. 권력보다 금력의 마력이 더 강한 것이다. 그렇다면 타고난 팔자가 군겁쟁재인 사람의 솔루션은 무엇이란 말인가? 해답은 결국 '돈을 풀어야 한다'이다. 조선 500년 명문가의 유지 비결은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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