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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뽑은 드라이브 코스

라이프(life)/레져

by 굴재사람 2012. 3. 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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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뽑은 드라이브 코스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경칩(驚蟄·5일)이 지났습니다. 아직 바람엔 찬 기운이 남아 있지만 이제 곧 봄꽃들이 전국 곳곳에서 얼굴을 내밀 겁니다. 올해도 많은 사람이 주말이면 산과 들로 봄나들이를 갈 텐데요. 국토해양부는 얼마 전 드라이브 즐기기에 좋은 우리나라의 경관도로(Scenic Road) 52곳을 선정했습니다. 이 가운데 13곳을 꼽아 소개합니다.

 

391번 지방도

굴곡 적은 수도권 드라이브 코스 1번지

수도권 강변에서 드라이브 코스 1번지로 대접받는 곳. 굴곡이 심하지 않아 드라이브의 제맛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강에서 나오는 음이온이 운전자들의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맑은 날 해 질 녘 건너편 산의 능선과 노을이 드라이브에 운치를 더한다. 길 주변에 드문드문 보이는 전원주택이 강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은 느낌을 준다.

403번 지방도

의암호 경치 즐기며 달리는 마라톤 길

서면지구대 앞에서 'U' 자 모양 급커브를 지나면 거의 직선으로 북쪽을 향해 달릴 수 있다. 의암호에 바짝 붙어 달리기 때문에 경치 감상하기에 좋다. 호수에 떠 있는 섬들의 이름은 남쪽에서부터 붕어섬·하중도·상중도 등이다. 경관이 아름다워 마라톤 대회도 자주 열린다. 길가에서 마음에 드는 카페를 골라 호수와 춘천 시내를 바라보며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가 나들이의 즐거움을 살려준다.

82번 도로

충주호 맑은 바람 맞으며 벚꽃 감상까지

제천에서는 충주호 상류를 청풍호라고 부른다. 맑은 바람이 부는 호수란 뜻이다. 그래서 이곳의 호반도로에선 깨끗하고 시원한 바람을 가득 안고 달릴 수 있다. 봄이면 벚꽃이 활짝 펴 이를 보고 즐기려는 여행객이 전국에서 모여든다. 이 때문에 아침 일찍 이 길을 달려보는 게 현명한 나들이 방법이다. 곡선 구간이 많아 안전한 속도로 천천히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는 것도 장점.

77번 국도

안면도의 안면송 솔향 그윽한 섬길

안면도 중심부를 종단하는 이 길을 지날 때면 토종 소나무가 뿜어내는 솔향이 차 안 가득 번져온다. 산도 들도 아닌 낮은 언덕들이 푸른 소나무로 뒤덮인 모습은 섬길 드라이브의 최대 볼거리다. 안면송은 다른 곳의 소나무보다 커 궁궐을 지을 때 많이 사용됐다. 삼국시대부터 나라의 보호를 받던 안면송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되짚어보는 기회가 된다.

37번 국도

무주구천동 1경부터 14경까지 두루두루

덕유산국립공원 북쪽에 만들어진 이 길을 따라가면 무주구천동 33경의 제1경인 나제통문에서부터 와룡담·학소대·세심대를 거쳐 제14경 수경대까지 골고루 감상할 수 있다. 물소리와 바람결이 이끄는 대로 가다가 길옆에 멈추면 그곳에 절경이 있다. 무주구천동은 첩첩산중 깊은 골짜기의 대명사다. 9000굽이 계곡에 1000가지 넘는 풀과 나무가 있다 해서 구천동이라 불린다.

803번 지방도

다도해 너머 떨어지는 해 … 근심걱정 싹

파란 물결 넘실대는 바다와 지는 해 주변으로 퍼지는 붉은빛이 조화를 이룬다. 진도의 해안도로 중에서도 이곳은 다도해를 배경으로 한 풍광이 가장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도해의 올망졸망한 섬 사이로 해가 떨어지고 붉은 기운이 완전히 가실 때까지 여행객과 사진 동호인들이 자리를 떠날 줄 모른다. 전망대에 들러 시시각각 빛깔이 변하는 바다를 보며 근심걱정을 잠시 잊는 것도 좋다.

917번 지방도

동해 보며 해안절벽 옆에 끼고 …

해벽(海壁·해안에 인공으로 쌓은 벽)과 파도가 만나는 곳에 길이 있다. 울진 명물인 해안 드라이브 길은 망양정 아래서 시작한다. 탁 트인 동해를 내내 보며 달리는 길이다. 창을 열면 시원한 바닷바람에 섞인 짠 내가 밀려든다. 우뚝 솟은 촛대바위 앞에선 차를 세우고 기념사진을 찍는 연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통행량이 많지 않아 자전거를 타거나 거리낌없이 길을 건너는 마을 사람들이 있으니 조심 운전해야 한다.

1023번 지방도

화개장터부터 손 잡고 벚꽃길 걸으면 …

해마다 4월이면 벚꽃 세상으로 변신하는 길이다. 벚꽃이 피어난 길이 십 리를 뻗어 있다. 그래서 바람이 한 번 불면 벚꽃 잎이 십 리를 날아간다고 해 '십리벚꽃길'이라는 애칭이 따라다닌다. 화개장터에서 시작되는 십리벚꽃길은 청춘남녀가 손을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해서 '혼례길'이라고도 불린다. 주변 초록빛 녹차밭 풍경과도 어울린다.

22번 군도

제주의 북쪽, 오르락내리락 재미 솔솔

한적한 포구와 옛날 등대인 도대불, 전망대들이 고마운 길동무가 돼준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며 각종 유적을 만나면 바다를 상대하며 살아온 섬사람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절벽 쉼터와 작은 포구가 내려다보이는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이 길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드라이브 코스다. 파도 소리는 느리게 들려오고 싱싱한 미역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31번 국지도

달빛 가득한 해안로 … 눈부셔라 부산

길가 예쁜 건물에 들어선 화랑과 카페들이 분위기를 즐기는 연인들을 유혹한다. 숲 사이로 드문드문 눈에 들어오는 바다의 모습도 볼 만하다. 차도 옆은 걷기 여행자들을 위한 길로 조성돼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밤이라면 고갯길 위 해월정에서 달맞이의 묘미에 빠져볼 수 있다. 횟집도 많고 빨간색과 하얀색 등대가 어우러져 있어 포구의 낭만을 즐기기에 좋다.

150번 광역시도

대구의 '문 앞' … 사찰의 향기 흐르네

파계사·부인사·동화사 등의 유명 사찰로 길이 이어져 문화답사 길로써 의미를 더한다. 길가엔 벚나무·은행나무·단풍나무 등이 심어져 있어 사계절 내내 다른 빛깔로 옷을 갈아입는다. 대구 시내에서 20㎞ 떨어진 곳에 있어 손쉽게 대도시의 갑갑함을 탈출할 수 있다. 특히 여름이면 폭포골·탑골·수태골·성지골 등 계곡들이 대구 폭염의 피난처가 돼준다.

887번 지방도

탁 트인 무등산·광주호 한 눈에

슬로시티(Slow City) 담양군 청평면이나 고서면의 인심 좋은 음식점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무등산의 기운을 받으러 차에 오르면 된다. 광주호 호반도로는 길지 않아도 가로수 사이로 보이는 무등산의 위용에 차를 세우는 운전자가 많다. 인근 광주호 생태공원은 주민들의 산책로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이 공원은 동식물의 휴식과 성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야간조명을 하지 않는다.

중로1류23호선

대청호 풍광에 빠지고 숲 냄새에 취하고

길 이름은 '대청호수로'다. 차량 통행이 뜸해 속도를 낮춰 주변 풍광을 감상하기에 좋다. 숲의 신선한 기운과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분위기가 그윽해 드라이브를 겸한 데이트 코스로 손꼽힌다. 중간중간 모습을 보이는 카페에 잠시 들러 생활의 근심을 털어내기에 좋다. 은행나무와 벚나무가 번갈아 줄지어 있는 대청호수로 중간쯤 220살 먹은 느티나무가 길손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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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욱 기자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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