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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강 하나 키우며 살았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1. 9. 6.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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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강 하나 키우며 살았네

 

                              - 이 상 인 -

 

 

가슴게 강 하나 키우며 살았네

흘려보내면서 자꾸 떠나보내면서

더 큰 강 하나 품기 위해

온몸으로 헤엄치며 살았네

 

그러나 하나의 강을 품는다는 것은

모든 강들을 차례로 버리는 일임을

결국은 품었던 그 강 하나마저도

파닥이는 잉어처럼 방생해야만 하는 일임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해가 지고 날 저물었네

 

하지만 가슴의 텅 빈 강바닥에

쌓이고 쌓여 반짝이는 모래알들

저 맑고 투명한 사리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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