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천부적인 소질
전쟁이 한창인 전선에서 병사들에게 물건을 파는 유태인이
있었다.
"자, 구경들 해요. 단추, 양말, 구두끈, 편지봉투 무엇이든
있어요."
이때 갑자기 적의 포탄이 날아와 코앞에서 터졌다. 그러자
유태인 장사꾼은 한층 더 큰소리로 외쳐댔다.
"자, 상처를 치료하는 붕대, 소독약 있어요."
92. 깊은 뜻
어느 유태인 소년이 몹쓸 전염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으나
치료불능이라는 의사의 선고를 받았다. 가족들이 모여 기도를
드리고 소년에게 물었다.
"얘, 너에게 기도를 해줄 분을 모셔야 하겠는 데 누굴 부를까?"
"가톨릭 신부님을 모셔오세요."
"아니, 너는 유태인이 아니냐?"
가족들이 놀라 다시 묻자 소년은 대답하였다.
"그럼 유태의 랍비님을 전염병 환다가 있는 곳으로 모신단
말이에요?"
93. 우유
유태인 두 사람이 말을 나누고 있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장님이었다.
"여보게, 우리 우유라도 한잔 마실까?"
"우유, 그게 어떻게 생겼지?"
장님이 묻자 다른 유태인이 우유는 흰 액체라고 대답하였다.
"희다면, 흰 게 뭐지?"
"자네, 백조 알지. 백조가 하얗지."
"응 알겠네. 그런데 백조는 어떻게 생긴 것인지 모르겠군."
"백조는 긴 목과 굽은 등을 가졌지."
"굽은 등이 뭔가?"
"내 팔을 만져보면 알 수 있네."
유태인이 장님에게 팔을 굽혀 만져보게 해 주었다.
"오오, 이제 우유가 뭔지 알겠네."
94. 예의가 없어
많은 청년들이 팬티만 입고 징병검사를 받고 있었다. 군의관의
목소리가 유난히 컸다.
"좌향좌, 우향우, 앞으로 가!"
"다음엔 발을 벌리고 두 팔이 땅에 닿도록 허리를 굽혀!"
잠시 뒤 군의관은 또 외쳐댔다.
"좋아, 합격!"
그러자 한 청년이 불만스러운 듯이 중얼거렸다.
"기왕이면 앞에서 합격! 할 일이지 남의 궁둥이에다 대고 합격!할
게 뭐람."
95. 유태인의 꿈
살기가 어려운 가난한 유태인이 소박한 꿈을 말했다.
"나는 이 도시에서 둘도 없는 단 한명의 거지가 되고 싶네."
이 말을 들은 친구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거지가 되고 싶다고?"
"물론이네. 이 시에서는 1년에 자그마치 2만 루블의 자선사업을
시행하고 있지 않은가? 내가 단 한 명의 거지가 된다면 그 돈이
몽땅 나한테로 오지 않겠나."
96. 삼단논법
식당에 들어온 손님이 비프스테이크를 주문하였다. 음식이 나오자
손님은 스테이크를 취소하고 그 대신 코냑 1잔을 다시 주문하였다.
손님이 코냑을 마신 뒤 식당을 나가자 주인이 돈을 요구하였다.
"손님, 코냑 값을 주셔야죠?"
"코냑 대신 비프스테이크를 돌려주지 않았소?"
"하지만 스테이크 값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렇겠지. 내가 먹지 않았으니까."
97. 선불
돈이 필요한 유태인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고 있었다.
"오, 하나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부디 이번 복권에서 10만 루블이
당첨되도록 해 주십시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그중의 1할을 떼어
저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꺼이 쓰겠습니다. 저의 이러한 마음을
믿지 못하신다면 먼저 1할을 떼고 나머지를 주셔도 됩니다."
98. 머리를 써야
"이번 재판에서 이기려면 판사한테 미리 손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소송을 당한 사람이 변호사한테 의논하였다. 그러자 변호사가
말렸다.
"안 돼요. 그런 짓을 하면 뇌물 제공죄까지 겹쳐 오히려 당신에게
불리해져요."
얼마 후 재판에서 이긴 그 사람이 변호사에게 말했다.
"그때 변호사님께서 말리셨지만, 나는 판사한테 뇌물을 보냈지요."
"그래요? 청렴하기로 이름난 판사가 어째서 말없이 지나가버렸을까?"
"내가 머리를 썼지요. 명함에다 소송을 건 상대방 이름을 적었으니까."
99. 한수 더
영국의 섬유산업이 발달한 도시에 살고 있는 유태인이 폴란드에
사는 유태인에게 자랑을 늘어놓고 있었다.
"우리 고장에서는 최신식 기계로 양복을 만든다네, 양털을 깎아
바로 기계에 넣으면 번듯한 양복이 만들어져 나오지."
폴란드의 유태인이 이 말을 받아 대꾸하였다.
"그건 아무 것도 아니야. 우리 고장은 양털을 깎아 기계에 넣으면
곧 부도수표가 나온다네."
100. 경매
최전방에 배치된 유태인 병사가 나무 위에 숨어 숨을 죽인채
적진을 살피고 있었다. 그때 적의 관측병이 적과의 거리를
관측하며 교신하고 있었다.
"1200, 1300, 1400..."
숨어 이를 지켜보던 병사가 헐레벌떡 달려와 상사에게 보고
했다.
"장교님, 우리가 이겼습니다. 적군은 지금 대포를 경매에 붙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