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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벗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11. 7. 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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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벗



어째서 아는 사람은 많은데 진정한 벗은 없다고 할까.

옛날과 달리 요즘은 사람보다 조건을 보고 교제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력, 직장, 직위, 학연, 지연 같은 것을 따지고 그런 것에서 교제의 동기를 찾기도 한다.

그렇게 교제를 하게 되니 진심을 열어놓고 인생을 논할 바탕은 사라진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며 멀리서 친구가 찾아와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고 군자답게 살 수 있다고 한 공자의 가르침이다.

예전에는 진정한 벗의 조건이 오직 사람에게 국한돼 있었다.
진심과 진실로써 교류하고 싶은 대상을 만나면 나이도 따지지 않았다.

세상을 넉넉하게 살아가려면 좋은 말벗과 글벗과 길벗을 만나야 한다.
벗을 사귐에 있어 진정한 기준이 되는 것은 진실과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성품이다.

재산은 어느 정도인가, 지위와 직책은 무엇인가, 어느 동네 몇 평 아파트에 사는가 따위는

진정한 벗의 조건과 하등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퇴계 이황의 "자성록"에는 마음에 깊이 아로새기고 싶은 글귀가 남아 있다.
“선배면 어떠하고 후배면 어떠하며,
스승이면 어떠하고 제자면 어떠하며,
저것이면 어떠하고 이것이면 어떠하며,
취하면 어떠하고 버리면 어떠하겠습니까?
한결같이 도리에 합당하여 바꿀 수 없는 것을 취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한결같고 도리에 합당하고 바꿀 수 없는 것, 그것이 진정한 벗의 바탕이다.

인디언 말로 ‘친구’는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고 한다.
그렇게 희생적일 수 있는 친구, 주위를 둘러보며 진정한 벗을 생각해야 할 때다.
누가 나에게 진정한 벗인가, 나는 누구에게 진정한 벗인가.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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