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지지 마 [99세 할머니의 행복..."인생은 지금부터"]
시바타 도요 지음 / 채숙향 옮김 / 2010-10-17 출간
책 소개 99세의 작가가 들려주는 바르고 아름다운 삶의 방식
시바타 도요의 글을 묶은 작품집 『약해지지 마』(くじけないで). 99세가 된 작가 시바타 도요의 글은 <산케이신문>에 연재되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찬사를 받았다. 이 책은 그런 저자가 일상의 소중함을 싱그러운 감성으로 그려내고 인생의 선배로서 상냥하게 건네는 지혜의 메시지를 담았다.
희망과 용기를 주고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글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힘을 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하고도 가슴 벅차오르는 든든한 격려를 전한다.
저자 소개
저자 시바타 도요 - 1911년 6월 26일, 도치기시 출생. 유복한 쌀집의 외동딸이었지만, 10대 때 가세가 기울어 음식점 등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33세 때 주방장인 시바타 에이키치와 결혼해 이듬해 아들 겐이치를 낳았다.
에이키치와는 1992년 사별. 이후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홀로 생활했다. 취미는 젊었을 때는 독서, 영화, 노래 감상. 중년에는 무용, 현재는 글쓰기. 꿈은 자신의 책이 번역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이다.
출판사 서평
99세의 작가가 들려주는 바르고 아름다운 삶의 방식 『약해지지 마』 아마존재팬·기노쿠니야·도한 종합베스트셀러 1위
올해로 백수(白手)라고 불리는 99세가 된 작가 시바타 도요의 글은 <산케이신문>에 연재되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찬사를 받았다. 일상의 소중함을 싱그러운 감성으로 그려내고 인생의 선배로서 상냥하게 건네는 지혜의 메시지는 독자들의 마음에 조용하면서도 큰 울림을 준다.
시바타 도요의 글을 묶어 출간한 작품집 『약해지지 마』는 출간되자마자 아마존재팬(일본 최대의 온라인서점)·기노쿠니야(일본 최대의 오프라인서점)·도한(일본 최대의 도서유통회사)에서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하며 크나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주요 일간지를 비롯한 많은 언론사들이 앞 다퉈 이 책을 소개했고, 저자는 NHK 등 여러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더욱 화제가 됐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듣게 되는 글
시바타 도요의 글은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했을 만한 소박한 일상의 소중함을 새롭게 느끼게 한다. 그래서 책을 읽은 독자의 평 중에는 "전부터 알았던 것 같은 얘기이고 조용한 글인데 왠지 읽다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라는 얘기가 많다.
작가의 글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친밀한 사람이 보낸 다정하고 소소한 편지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고, 잠시 눈을 감고 자신에게도 있음직한 추억 하나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일상의 소중함, 따뜻한 추억뿐 아니라 99세의 나이이기 때문에 건넬 수 있는 조용한 충고와 지혜도 꺼내놓는다. 장성해서 이제는 함께 늙어가는 자식 혹은 손자손녀에게 해주는 듯한 어른스럽고 푸근한 조언들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듣게 된다.
작가는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면서도 동시에 삶에 대한 열정으로 일상을 꾸리는, 바르고 아름다운 삶의 방식을 온몸으로 가르쳐준다. 책에는 가족, 친구, 사랑, 꿈, 응원, 희망 등 우리 인생에 힘을 주는 귀한 가치들에 대한 내용이 가득하다.
도요는 희망과 용기를 주고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글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힘을 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하고도 가슴 벅차오르는 든든한 격려를 건네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자신의 글이 읽히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는 시바타 도요는 순수한 감성을 지닌 이 시대의 어린왕자이고, 인생의 선배이자 든든한 어머니이다.
책속으로
저도 ‘도요 씨처럼 살아가자.’라는 생각을 하며 누굴 만날 것도 아닌데 매일 아침 거울을 향해 엷게 립스틱을 바릅니다. 그렇습니다, 도요 씨처럼 살아가는 나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싱그러운 감성을 가지고 계시다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 본문 「도요 씨처럼 살아가자」 중에서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 「바람과 햇살과 나」 중에서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어 있으면 안 돼. 나도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야. 부모님께 효도하기, 아이들 교육, 수많은 배움. 하지만 노력은 했어, 있는 힘껏. 있지, 그게 중요한 거 아닐까. - 본문 65쪽 「너에게 I」 중에서
아무리 혼자서 외로워도 평소 이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인생이란 언제라도 지금부터야. 누구에게나 아침은 반드시 찾아온다.’라고 말입니다. 혼자 산 지 20년.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 본문 65쪽 「나의 궤적-아침은 반드시 온다」 중에서
이번 주는 간호사가 목욕을 시켜 주었습니다 아들의 감기가 나아 둘이서 카레를 먹었습니다 며느리가 치과에 데리고 가 주었습니다 이 얼마나 행복한 날의 연속인가요 손거울 속의 내가 빛나고 있습니다" - '행복' 전문
뚝뚝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 버리는 거야 자,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 '나에게' 전문
貯金 (저금)
私ね 人から 나 말야, 사람들이 やさしさを貰ったら 친절하게 대해주면 心に貯金をしておくの 마음 속에 저금해 두고 있어
さびしくなった時は 외롭다고 느낄 때 それを引き出して 그걸 꺼내 元気になる 힘을 내는 거야
あなたも 今から 당신도 지금부터 積んでおきなさい 저금해봐 年金より 연금보다 いいわよ 나을테니까
秘密 (비밀)
私ね 死にたいって 나 말야, 죽고 싶다고 思ったことが 생각한 적이 何度もあったの 몇 번이나 있었어 でも 詩を作り始めて 그렇지만 시를 쓰면서 多くの人に励まされ 사람들에게 격려받으며
今はもう 이제는 더 이상 泣きごとは言わない 우는 소리는 하지 않아
九十八歳でも 아흔 여덟 살에도 恋はするのよ 사랑은 한다고 夢だってみるの 꿈도 꾼다고 雲にだって乗りたいわ 구름이라도 오르고 싶다고
- 시집 くじけないで 발췌
국민일보 서평 중에서 발췌
'아이와 손을 잡고 당신의 귀가를 기다렸던 역 많은 사람들 속에서 당신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죠 셋이서 돌아오는 골목길에는 물푸레나무의 달콤한 향기 어느 집에선가 흘러나오는 라디오의 노래 그 역의 그 골목길은 지금도 잘 있을까'
'추억Ⅱ'라는 시다.
시인은 시바타 도요. 나이가 무려 99세다. 도요씨는 지난 3월 생애 첫 시집 '약해지지 마'(아스카신서)를 냈다. 이 시집은 지금까지 70만부가 넘게 팔렸다.
일본에서 시집으로 이만한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지난 몇십 년 사이에 처음이라고 한다. 더구나 도요씨는 아마추어 시인이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에 평생 여관 보조나 재봉 일을 해온 가난한 여성이었다. 90세가 넘어서야 시를 쓰기 시작했다.
도요씨는 주로 밤에 침대에서 시를 쓴다. 낮에는 자신을 돌봐주는 도우미가 오기 때문에 집중이 잘 안 된다고 한다. 매주 토요일이면 아들이 건강을 살피러 집으로 찾아온다. 도요씨는 1992년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살아 왔다. 아들이 오면 쓴 시를 보여주고 낭독도 한다. 그리고 아들과 함께 시를 다듬는다. 어머니와 아들은 간혹 언쟁을 벌이기도 한다고 했다.
아들 겐이치씨는 말하자면 어머니의 시 선생인 셈이다. 겐이치씨는 10대 때부터 시를 써온 아마추어 시인이기도 하다. 어머니가 쇠약해져 취미로 하던 일본무용을 못하게 되자 시를 써보라고 권한 것도 그다.
겐이치씨는 "일본에서는 쉬운 말로 시를 쓰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어머니의 시는 우리가 알기 쉬운 말로 우리 마음을 전달하는 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시집에는 42편의 시가 실렸다. 시는 길지 않다. 어린아이들이 쓰는 동시처럼 단순하다. 가족이나 일상생활, 과거의 추억 등이 주된 소재로 사용됐다. 죽은 남편이나 친정어머니를 떠올리며 쓴 시도 있다.
'아들에게Ⅰ'은 도요씨가 가장 아끼는 시.
'뭔가 힘든 일이 있으면 엄마를 떠올리렴 누군가와 맞서면 안 돼 나중에 네 자신이 싫어지게 된단다 자, 보렴 창가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해 새가 울고 있어 힘을 내, 힘을 내 새가 울고 있어 들리니 겐이치'
독자층은 대부분 60대 이상 여성이라고 한다. 이들은 남편과 사별하거나 자녀들 출가시키고 혼자 사는 경우가 많다. 도요씨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실의에 빠진 노부모께 이 책을 선물하는 자녀도 적지 않다. 이가라시씨는 "도요씨의 시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위로"라고 말했다.
"99세 노인이 혼자 사는 생활 속에서도 삶을 긍정하고 용기 내는 모습을 보고 힘을 얻는다. 시가 주는 감동과 함께 독자들은 나도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얻는다고 한다. 도요씨는 90세가 넘어 시작했는데 나는 이제 겨우 60세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도요씨의 글은 따뜻하고 다정하다. 가족처럼 옆에서 속삭여주는 느낌으로 읽힌다. 그래서 힘들 때마다 찾아 읽게 된다고 한다."
'… 난 괴로운 일도 있었지만 살아 있어서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표제작 '약해지지 마'는 시집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쉽고 다정한 말투로 두 가지 얘기를 전한다. 살아 있어서 좋았다는 고백과 약해지지 말라는 격려. 이 단순한 얘기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이유는 순전히 작가 때문이다.
배운 것도 없고 가난했던 일생, 결혼에 한 번 실패했고 두번째 남편과 사별한 후 혼자 사는 여성, 너무 힘들어서 죽으려고 한 적도 있었다는 노인, 누구나 겪었을 법한 질곡을 건너며 99세까지 살아온 인생의 대선배가 유언처럼 들려주는 얘기가 아니라면 그 말들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했을 것이다. 도요씨는 이 시를 꼭 제목으로 써 달라고 출판사에 부탁했다고 한다.
"사는 게 힘들어요. 이 나이가 되면 매일 아침에 일어나는 일조차 쉽지 않아요. 그래도 나도 이렇게 살아 있으니까 여러분도 죽지 말고 살아라, 이 얘기를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어요."
겐이치씨에 따르면 도요씨도 다른 노인들처럼 "빨리 죽어야 되는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시를 쓰고 나서부터 그 말이 싹 사라졌다. '비밀'(* 위 시 원문 참조)이라는 작품은 시 쓰기 이후 달라지는 마음의 풍경을 그려낸 것이다.
글·사진 : 국민일보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정진홍의 소프트파워] 약해지지 마!
# 그제 동트기 한 시간 전쯤인 새벽 무렵 머리맡에 놔둔 스마트폰의 벨이 울려 잠을 깼다. 전화를 건 이의 이름이 창에 떠 있었다. 전화를 들어 내가 먼저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것이 상대를 덜 무안하게 만들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되레 그의 짐짓 놀라는 표정이 보지 않아도 보이는 것 같았다. 밤새 술을 마신 듯했다. 그는 이름을 대면 알 만한 그룹의 총수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초등학교 1년 선배다. 외로웠던 것 같다. 아니 무척 힘들었는지 모른다. 그런 그에게 이 한마디를 마음으로 전해주고 싶었다. “약해지지 마!”
# 돈 있고 권력 있고 그럴듯해 보여도 외롭고 힘들긴 다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람에겐 저마다 위로가 필요하다. 92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해 99세인 올해 첫 시집 『약해지지 마(くじけないで)』를 발간한 시바타 도요. 그녀의 시집은 지난 3월에 발간된 후 6개월 만에 70만 부가 넘게 팔려나가 초베스트셀러가 됐다. 아마도 그 작은 시집엔 ‘위로의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도요의 시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위로다. 개개인만이 아니라 이 시대에 대한 위로다. 99년의 세월을 살아온 도요가 말한다. “… 난 괴로운 일도/ 있었지만/ 살아 있어서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 1911년 도치기시에서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난 도요는 열 살 무렵 가세가 기울어 갑자기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전통 료칸과 요리점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더부살이를 했다. 그런 와중에 20대에 이미 결혼과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33세에 요리사 시바타 에이키치와 다시 결혼해 이듬해 외아들 겐이치를 낳았다. 그 후 재봉일 등 부업까지 해가며 힘겹지만 정직하게 살아왔다. 1992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녀는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20년 가까이 홀로 생활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말한다.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 99세의 도요는 요즘도 새벽 5시에 일어나 몸을 단장하고 집 안 정리를 한다. 그러곤 7시30분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공과금 납부나 장보기, 병원 진료 등 그날의 소소한 일들을 챙긴다. 움직일 땐 바퀴 달린 보조기구에 의지해야 하지만 그녀는 외롭지 않다. “나 말이야,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주면/ 마음속에 저금해 두고 있어// 외롭다고 느낄 때/ 그걸 꺼내/ 힘을 내는 거야// 당신도 지금부터/ 저금해봐/ 연금보다/ 나을 테니까.”
# 도요도 다른 노인들처럼 “빨리 죽어야 되는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런데 시를 쓰고 나서부터 달라졌다. 그녀는 달라진 마음의 풍경을 이렇게 그렸다. “나 말이야,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그렇지만 시를 쓰면서/ 사람들에게 격려받으며// 이제는 더 이상/ 우는 소리는 하지 않아// 99세라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꿔/ 구름도 타고 싶은 걸.”
# 배운 것도 없이 늘 가난했던 일생. 결혼에 한 번 실패했고 두 번째 남편과도 사별한 후 20년 가까이 혼자 살면서 너무 힘들어 죽으려고 한 적도 있었던 노파. 하지만 그 질곡(桎梏) 같은 인생을 헤쳐오며 99년을 살아온 그녀가 잔잔히 들려주는 얘기에 사람들은 감동을 먹고 저마다의 삶을 추스르는 힘을 얻는다. 비록 푸른 혈관이 다 비치는 주름지고 앙상한 손이지만 99세의 그녀가 그 손으로 써낸 평범하나 기적 같은 이야기가 지금 초고령사회의 공포에 짓눌린 일본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제 그녀의 위로가 현해탄을 건너와 우리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귀 기울여 들어보라. “인생이란 늘 지금부터야. 그리고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그러니 약해지지 마!”
정진홍 소프트파워 논설위원 [중앙일보] 입력 2010.10.23 00:16 / 수정 2010.10.23 00:17
상세이미지
Romance - Steve Baraka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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