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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을 오르며 삼각산을 생각한다

라이프(life)/레져

by 굴재사람 2010. 6. 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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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을 오르며 삼각산을 생각한다




오늘(6월6일)은 일이 있어 오전에 다우산방 산행에 동참하지 못하고 점심을 먹고 늦게 뒷산 삼각산 화계사코스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혼자 산행을 할 때는 버스나 전철을 타고 가지 않아도 집 뒤로 산을 오르면 되므로 산 아래 살다보면 편리한 점도 있다. 화계사코스는 칼바위로 연결이 되어 처음에는 우회길을 걸으며 돌아가기도 하였으나, 이제 칼바위 암벽길도 많이 오르다 보니 쉽게 오르는 요령이 생겨 불편없이 오른다.

화계사 일주문을 지나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면 빨래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삼성암을 지나 작은 능선 고개를 넘어 산 비탈길을 돌아서 오르면 냉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이 계곡은 워낙 가파른 경사가 되어 있어 계곡이 있지만, 여름철이 아니면 물이 흐르지 않는다. 그 계곡 깊은 곳에 조기 운동하는 곳이 있고, 그곳에 약수터가 있어 여기서 땀도 닦고 약수물도 한 바가지 마시고 쉬었다가는 장소이다.

비가 오면 개울이 되어 물이 흐르는 가파른 경사길을 올라가면 칼바위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이 길에 올라서면 바람이 불어와 시원함과 상쾌한 기분을 가슴에 안고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여기서 15분 쯤 걸어 오르면 칼바위 능선에 처음 만나는 문필봉에 올라서게 된다. 문필봉이란 이름은 참 편안함을 주는 이름이어서 기분이 좋다. 이곳에서 삼각산의 산 그리매를 한 눈에 그려보는 경관은 삼각산의 운치를 느끼게 해 준다.

삼각산의 세봉우리 백운봉과 인수봉, 만경봉 아래 영봉에서 이어지는 도봉산의 오봉과 도봉산의 주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도봉산 정상을 이루고 있는 자운봉과 만장봉, 선인봉의 세봉우리의 암벽이 그 웅장함을 보여준다. 건너편 수락산과 불암산까지 한 눈에 그려보는 장관은 삼각산 산행을 이끌어 준다. 앞에 칼바위봉이 솟아있고 그 넘어 북한산성이 북한산을 지키고 있다. 좌로 보현봉과 문수봉까지 보여주고 그 아래 형제봉이 솟어있다.

그 아래쪽에 청와대 뒷 산 북악산이 뾰족하게 자리하고, 그 건너편에 인왕산이 서 있고, 그 뒷 편엔 연세대 뒷 산 안산이 연속으로 솟아있다. 그리고 북악산 앞쪽엔 서울의 앞산 남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멀리 남쪽엔 관악산과 청계산이 서울의 변방역활을 한다. 그리고 불암산 그 아래쪽엔 망우산과 용마산, 아차산이 한강을 향해 꼬리를 감추고 있다. 그 뒤로 한강을 사이에 두고 예봉산과 검단산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의 산, 삼각산과 도봉산을 묶어 북한산국립공원을 지정한 것은 서울의 북쪽에 자리하여 서울의 진산이라 한다. 이것은 서울의 배경산 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문필봉은 그 봉우리의 높이가 높지 않아 몇 미터가 되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화계사코스에서 이 봉우리까지만 올라 삼각산을 한 번 둘러 보는 것 만으로도 삼각산 산행의 멋과 낭만을 절감하게 된다. 삼각산이 여름의 숲으로 단장을 한 모습은 아름답기만 하다.

문필봉을 내려가 정릉과 아카데미하우스로 연결되는 사거리에서 칼바위를 오르는 가파르고 날카로운 암벽길을 올라가야 한다. 좌측으로 우회길이 있고, 우측으로 내려가다가 좌측으로 우회하는 우회길이 또 하나 있다. 이 길에는 물 맛이 좋은 약수터가 있어 산행의 오아시스 역활을 한다. 칼바위코스를 처음 오르는 분들은 매우 힘들어 한다. 칼바위에는 세개의 봉우리가 있다. 칼바위는 오르기 힘든 만큼 그 전망과 쾌감이 일품이다.

첫째 봉우리는 한 숨 돌리며 쉬어가는 코스이며, 두번째 봉우리는 칼바위봉의 정상이다. 그리고 세번째 봉우리는 암벽코스를 타고 넘어가는 가장 난 코스중의 하나이다. 처음 이 코스를 넘는 분들은 돌아서서 뒤로 내려서야 하므로 옆에서 봐 주지않으면 무척 어려워 한다. 내려서서도 급경사의 암벽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다시 북한산성의 능선 길에 올라서면 휴 하고 한숨을 쉬게 된다.

대동문까지는 10여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대동문엔 언제나 등산객이 만원이다. 숲속에도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모여들 있다. 나도 혼자이지만, 한 곳에 자리를 펴고 앉아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우선 누워서 산행의 피로를 풀려고 눈을 감았다. 그러나 잠은 오지 않았다. 집에서 읽던 책을 펴 들고 책속의 이야기 빠져 들었다. 혼자 산행은 이런 재미와 여유가 있어서 좋은 점도 있다.

5시쯤 되어 주위를 돌아보니 그 많든 등산객들은 자리를 비우고 조용하였다. 나도 서서히 자리를 정리하여 짐을 배낭에 넣고 하산을 준비하였다. 올라온 길을 그대로 다시 내려갔다. 북한산성에서 칼바위코스로 넘어가는 길에 이르니, 인천에서 혼자 왔다는 여성 등산객이 칼바위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하면서 갈 수 있는지를 문의 하였다. 그래서 같이 칼바위를 오르기로 하고 내려가서 칼바위 암벽을 올라갔다.

그냥 산길은 밋밋하여 암벽을 오르고 싶다고 한다. 칼바위봉 암벽을 넘어가는 꼭대기에 올라서는 자세가 여의치 않은지 마지막 발을 올려놓는 곳에서 바로 서지를 못하며 불안해 한다. 아마도 산행 경험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위에서 발 올려놓는 곳을 지정해 주고 양 손으로 바위를 잡고 올라서라고 하여도 불안해 하여 손을 잡아주면서 간신히 올라왔다.

칼바위 능선에 올라서서 어렵게 올라와서 그런지 삼각산을 한 번 둘러보더니 기분이 좋다고 하였다. 형제봉으로 산행을 하였는데, 형제봉을 비켜왔다고 하면서 형제봉이 어느 것이냐고 물어서 알려주었다. 그러나 내려가는 그 암벽코스에서는 망서림없이 잘 내려가고 있었다. 무사히 칼바위 사거리까지 내려와서 그분은 정릉쪽으로 하산을 하고, 나는 화계사 코스로 하산을 하였다.



- 인수봉의 아침, 상장능선과 그 뒤에 도봉산 -


북한산과 삼각산은 하나의 산에 두개의 이름이 존재하므로 혼동과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삼각산이라는 원래 이름으로 복원 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우리가 오래도록 불러온 북한산을 구태어 다시 삼각산으로 바뀌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더 많은 혼란만을 자초할 뿐이라는 주장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삼각산이란 이름이 1000년의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북한산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이름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북한산을 삼각산으로 변경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가노라 삼각산(三角山)아 다시 보자 한강수(漢江水)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하여라."


청음 김상헌(1570~1652)이 병자호란 때 청(淸)나라에 항복해서는 안 된다며 끝까지 척화를 주장하다 중국 심양으로 끌려가면서 읊은 시조다. 이 시조에 나오는 ‘삼각산’은 지금의 ‘북한산’을 지칭한다. 서울을 상징하며 한국의 5대 명산(북한산, 덕유산,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중의 하나로 꼽히는 삼각산(북한산)을 그 언제부턴가 북한산이란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서울의 산, 서울의 진산 북한산을 옛날에는 삼각산이라 하였다.
북한산은 도봉산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이다. 오늘도 삼각산을 오르며, 북한산과 삼각산은 왜 두개의 이름을 가져야 하는가 이런 생각을 하여 보았다. 삼각산 문필봉에서 어떤 등산객이 이렇게 물었다. 삼각산이 어디에 있느냐고 말이다. 그 분은 몇 년전에 대구에서 이사를 왔다고 하였다. 그분도 북한산과 삼각산을 각각 다른 산으로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여기가 북한산이고, 전에는 삼각산이라 불렀다고 말해주었다.

고려 및 삼국시대를 거치면서 조선시까지는 삼각산이라  불리었는데, 조선 말기 일제강점기에 북한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기록들이 전한다. 지금도 북한산에는 수없이 많은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찰 입구에 있는 일주문에는 삼각산 도선사, 삼각산 승가사, 삼각산 진관사, 삼각산 화계사 등으로 현판이 걸려있다. 이것으로 보면 옛날에는 삼각산이었다가 언제부터인가 북한산으로 바뀌어 불리어 오고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북한산을 다시 삼각산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북한산에는 북한산성이라는 역서적으로 중요한 사적이 자리하고 있다. 그 외에도 북한산성과 관련된 14성문이 존재하며, 행궁터와 그 부속건물이 있던 사직터가 있으며, 비봉 정상에 신라 진흥왕순수비가 있다. 북한산은 서울의 배경산이므로 서울의 진산이라 한다. 북한산에서 뻗어나온 북악산과 인왕산, 남산, 낙산을 서울의 내사산이라 하고, 옛날 조선시대에는 이 내사산의 성안의 사대문 안쪽을 서울 장안이라 하였다.

북한산성과 내사산의 성곽은 서울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삼각산을 오르며 자료를 통해서 삼각산이 언제부터 북한산으로 변경되어 불리우게 된 그 사유를 한번 규명해 보고싶었다. 1983년 북한산과 도봉산 일대를 묶어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삼각산이 북한산으로 완전히 뿌리내리게 되었다. 건설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하는 지도를 비롯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산 표지기 등 모든 공식 명칭이 북한산으로 명기돼 있다.

박경룡 전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연구원은 “고려시대 이후 삼각산으로 불려오다 조선 후기 숙종 때 북한산성을 축성하면서 북한산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고 정조 때는 삼각산과 북한산이라는 칭호가 혼용됐다”고 했다.

그러나 이때의 북한산은 산 이름이 아니라 한강 이북의 큰 산을 의미하는 일반명사 또는 지명이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김윤우 단국대 동양학연구소 전문위원은 “삼국사기 등 사서를 보면 삼국시대 때 한강 유역은 ‘한산’이라고 불렸다. 강을 중심으로 한강 이북은 북한산, 한강 이남은 남한산이라고 했다. 산 이름이 아니라 지명으로 오래도록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박 전 연구원도 “북한산으로 굳혀진 것은 역사적 배경을 무시한 채 삼각산 지역과 도봉산을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으로 명명하게 되면서부터였다”며 “이대로 두면 북한산이 삼각산과 도봉산 일대를 모두 일컫는 산 이름으로 잘못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세종실록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동국여지지] [여지도서] [증보문헌비고] [북한지] [대동지지] 등의 역대 지리서와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모두 한결같이 삼각산(三角山)으로 기록하였고, 인수봉, 백운봉, 만경봉 세 봉우리가 우뚝 솟아 세(三)개의 뿔(角)과 같이 생겨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였다. 삼각산의 세 봉우리가 이루고 있는 그 모양이 세 개의 뿔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세 뿔'(三角)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그 후 세월이 흐르면서 이 '세 뿔'이 지금 우리가 부르고 있는 '삼각산'이나 '서울'의 어원이 되었다. '세 뿔'을 한자(漢字)로 쓰면, 세(서) → 삼(三)과 뿔 → 각(角)이 되어서 '삼각산'(三角山)으로 되었고, '세(석 서)뿔'이 '셔불(세불)' = 불 = 울 곧 '서불→서울'로 되어졌다는 설이 있다. '서울'(셔불, 세부리)은 그 지역의 '수부'(으뜸도시)라는 뜻이다. 특히 신라의 17관등급 가운데 첫번째 품계인 '각간'(角干)을 '셔블한'(敍弗邯)으로 쓰고 있다.

'북한산'이 고려시대부터 천여 년 간 사용해온 '삼각산'이란 본래의 산 이름을 제치고 일반화 된 것은 1915년에 조선총독부의 고적조사위원을 지낸 금서룡(今西龍)에 의한 것으로 본다. 그는 삼각산의 유적을 조사하고 그 보고서의 명칭을 "경기도 고양군 북한산 유적 조사보고서"라고 하였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삼각산을 북한산으로 명칭을 변경한 것과 삼각산을 북한산국립공원으로 명명하면서 북한산으로 굳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의 진산’ 삼각산(북한산)은 정상 백운봉(836m), 인수봉, 만경봉을 비롯하여 모두 32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북한산 세 봉우리 북쪽으로 영봉과 상장봉이, 남쪽으로는 석가봉․용암봉․시단봉․보현봉․문수봉 등이 솟아 있다. 문수봉 북서쪽으로 나한봉․나월봉․증취봉(증봉)․용혈봉․용출봉․의상봉 등의 줄기가 백운대 서쪽 줄기인 영취봉(일명 염초봉)․원효봉 줄기와 대서문의 수구에서 만난다.

승가봉․비봉․향로봉, 족두리봉은 문수봉에서 또 하나 서남쪽으로 뻗은 곁줄기에 솟아있다. 그 중 보현봉은 남쪽으로 두 줄기를 뻗어내리고 있다. 남서쪽으로 뻗은 사자능선이 있고, 남동쪽으로는 형제봉이 있는 형제봉능선이 북악으로 이어져 북악의 주맥이 된다. 북악산은 인왕산과 연결이 되어 남산으로 이어서 낙산까지 이어지는 서울의 성곽이 복원 중이다.

이들 봉우리가 이루고 있는 능선은 상장봉이 있는 상장능선, 영봉이 있는 영봉능선, 원효봉과 염초봉을 연결하는 원효봉능선, 산성주능선, 백운대에서 북서쪽에 있는 숨은벽능선, 강북구 수유리로 뻗어나간 진달래능선, 도봉산 우이암과 연결하는 우이능선, 정릉으로 연결되는 칼바위능선, 나한봉~나월봉~용혈봉~의상봉을 하나로 잇는 의상봉능선, 보현봉의 사자능선과 형제봉능선, 대성능선, 승가봉~비봉~향로봉~족두리봉(수리봉)을 잇는 비봉능선, 응봉이 있는 응봉능선, 탕춘대가 있는 탕춘대능선 등 15개가 있다.

각 능선 사이로 흐르는 대표적인 계곡으로는 정릉계곡․구천계곡․소귀천계곡․우이계곡, 육모정계곡․효자리계곡․삼천사계곡․세검정계곡․진관사계곡․구기계곡․평창계곡․산성계곡 등이 있다. 이들 북한산에서 발원한 계곡은 청계천, 중랑천․정릉천․모래내․불광천 등으로 흘러 한강으로 합류한다. 삼각산의 봉우리와 능선, 그리고 능선의 골짜기에는 계곡이 있어 맑은 물이 흐르고 산세가 아름다우며 암벽미의 장관을 자랑한다.

삼각산과 북한산의 관계를 이상과 같이 대략 살펴 보았다. 1,000년 전부터 사용한 삼각산이나, 100년의 역사를 가진 북한산이나, 우리에게는 익숙한 산 이름이다. 이제와서 그것을 바로 잡으려는 시도는 결론없는 메아리만 양산할 뿐이다.

저의 소견으로 결론을 유도한다면,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범위가 삼각산과 도봉산이므로, 북한산은 삼각산으로 부르고, 북한산은 서울의 북쪽에 있는 산, 삼각산과 도봉산(국립공원)을 함게 부를 때 사용을 한다면 어느정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의견을 제시해 본다.



-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 전경 -


- 삼각산 좌측 인수봉 설교능과 숨은벽, 그리고 염초능선 -




Holidays / Michel Polnare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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