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세 사람의 양띠
현재 3명의 양띠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자대전(電子大戰)을 벌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구글의 에릭 슈미츠가 바로 그 3마리의 양(羊)들이다. 이들은 모두 1955년생 동갑내기들이다. 1955년을 간지(干支)로 표기하면 을미(乙未)에 해당한다. 푸른(乙) 염소(未)들이다. 왜 세계 컴퓨터업계의 3인방이 공통적으로 양띠인가? 양띠는 컴퓨터와 궁합이 맞는 띠란 말인가?
'아웃라이어'의 저자 맬컴 글래드웰의 분석에 의하면 1975년이 개인 컴퓨터 혁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해였고, 이 결정적인 시기에 20살이 되었던 1955년생들이 컴퓨터혁명을 따라잡기에 가장 좋은 연령대였다고 한다. 이 시기에 23~24세가 되는 51~52년생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포착하기에는 약간 머리가 굳었고, 17~18세가 되는 57~58년생은 당시 고등학생이었으므로 너무 나이가 어려서 새로운 흐름을 소화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사(人事)라는 삼재사상(三才思想)의 시각에서 보면, 이들 3명의 양띠는 우선 천시를 잘 타고났다. 1975년에 20세가 되는 1955년이라는 생년이 바로 천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무리 머리 좋아도 천시 즉 시대 운을 못 만나면 대업을 성취하기가 어렵다. 초야에 있던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발탁되어 갈 때, 사람 잘 보기로 유명했던 수경(水鏡)선생 사마휘가 '공명이 천시를 못 타고 났구나!'라고 탄식한 바 있다. 바둑천재 이세돌이 만약 조선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과연 지금처럼 바둑 몇 판 두고 수억원씩 돈을 벌 수 있었겠는가? 잘해봤자 동네 사랑방에서 내기 바둑 두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3명의 양띠가 미국에서 태어났다는 것도 지리(地利)에 맞는다. IBM이라는 기존 토대가 깔려 있던 미국이니까 가능했던 것이다. 모택동이 만약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면 지리산 반야봉 밑의 어느 동굴에서 빨치산 토벌대 총에 맞아 죽었을지도 모른다. 중국이라는 넓은 땅에서 태어났으니까 대장정을 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양(羊)이 크면(大) 미(美)가 되고, 고(苦)를 겪으면 선(善)이 된다. 3마리 양을 뒤쫓는 한국의 삼성은 미(美)가 될지, 선(善)이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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