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행복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0. 3. 12. 11:51

본문

  


행복

 

             - 정 현 종 -


 

 

산에서 내려와서 아파트촌 벤치에 앉아

한 조각 남아 있는 육포 안주로

맥주 한 병을 마시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아 행복하다!

나도 모르겠다 불행 중 다행일지

행복감은 늘 기습적으로 밑도 끝도 없이 와서

그 순간은

우주를 온통 한 깃털로 피어나게 하면서

그 순간은

시간의 궁핍을 치유하는 것이다.

시간의 기나긴 고통을

잡다한 욕망이 낳은 괴로움들을

완화하는 건 어떤 순간인데

그 순간 속에는 요컨대 시간이 없다


'글모음(writings)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가 있다는 것은   (0) 2010.03.14
여행은 추억을 만든다   (0) 2010.03.13
외계   (0) 2010.03.11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0) 2010.03.10
매 화  (0) 2010.03.0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