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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산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09. 12. 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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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산

 

                     - 박기동(1917~ ) -

부용산 오리길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 사이로 회오리 바람 타고

간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너는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 채 병든 장미는 시들어지고

부용산 봉우리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그리움 강이 되어 내 가슴 맴돌아 흐르고

재를 넘는 석양은 저만치 홀로 섰네.

백합일시 그 향기롭던 너의 꿈은 간 데 없고

돌아서지 못한 채 나 외로이 예 서 있으니

부용산 저 멀리엔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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