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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火葬 )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09. 11. 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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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살롱] 火葬

 

 

우리나라 사망자의 화장(火葬) 비율이 50%를 넘어섰다고 한다. 1994년에는 20%대였는데, 10년이 조금 지난 사이에 50%까지 도달했다는 것은 대단한 변화다. 원래 장례 풍습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가장 보수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현묘하고 알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변하기 어려운 것이다.

 

생(生)에서 시작하여 노(老)와 병(病)을 거쳐서, 사(死)에 도달하는 과정에 대한 이치를 깨닫는 일이 철학이라고 한다면, 사(死)에서 다시 거슬러 올라가 생(生)으로 연결되는 이치를 깨닫는 일은 종교에 해당한다. 이렇게 보면 죽음이라는 대목은 철학에서 종교로 넘어가는 연결 과정이자 전환점이기도 하다.


장례 풍습이 변했다는 것은 한국인의 사생관(死生觀)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땅에다가 묻는 매장(埋葬)과 불에 태우는 화장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 차이를 다시 좁혀보면 뼈[骨]를 땅에 묻느냐 불에 태우느냐다.


매장에서는 혼(魂)과 백(魄)의 사생관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죽음을 ‘혼백(魂魄)의 해체’라고 보았던 것이다.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땅으로 내려간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백이다. 땅으로 내려간 백은 망자(亡者)의 뼈에 붙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유골을 소중히 다뤘고, 이 유골을 명당(明堂)에다가 묻으면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고 여겼다. 뼈에 붙어 있는 백을 통해서 조상과 후손이 서로 교신한다고 믿었다. 그 교신 수단은 꿈이다. 망자가 명당에 들어가면 가족이나 후손들 꿈에 망자가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반대로 물이 나는 곳이나 좋지 않은 곳에 묻히면 걱정스런 모습이나 불길한 상징으로 나타나는 수가 많다. 대체적으로 땅에 묻고 나서 10일 이내에 직계 가족들의 꿈에 나타난다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좋은 명당에 묻히면 좋지만, 좋지 않은 곳에 묻히면 후손들의 삶이 복잡해진다고 보는 것이 풍수가들의 견해다. 그럴 바에는 화장이 안전하다. 왜냐하면 화장을 하면 무해무득(無害無得)이 된다. “해도 없고 득도 없는 상태”가 무해무득이다. 조상과 후손의 통신 수단인 뼈를 태워버렸기 때문이다. 골치 아픈 전화는 일단 받지 않는 게 좋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국토가 난개발이 되어서 명당도 찾기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로 화장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조용헌·goat13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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