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을 했던 여자들 가운데 50세를 넘긴 경우가 드물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마릴린 먼로는 1962년 36세에 죽었고, 제인 맨스필드는 34세에 교통사고로 죽었고, 페이지 영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30세에 갔다. 이브마이어는 77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46세에 죽었고, 앨런 루이스 말리고는 40세에 살해됐다. 얼마 전에는 안나 니콜 스미스가 39세에 갔다.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미인은 박명(薄命)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왜 미인은 이처럼 박명한 것인가?
아주 예쁜 여자들은 모든 남자들의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옛날 사람들은 이 현상을 ‘도화살(桃花煞)’에 비유하였다. 도화는 봄에 피는 꽃 중에서 아주 화려한 꽃이다. 장미나 튤립 같은 외국 꽃들이 들어오기 이전까지는 도화, 즉 복사꽃이 눈에 띄는 화려한 꽃이었다. 도화는 특히 벌이 많이 날아든다. 꽃 속에는 벌이 다닥다닥 붙어 있기 마련이다. 한두 마리의 벌만 날아든다면 얼마든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꽃에 붙어 버리면 난리다. 이때 수십 마리의 벌은 나를 죽이는 살기(殺氣)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예쁜 꽃인 ‘도화’에 ‘죽인다’는 뜻의 ‘살(煞)’자가 붙어 ‘도화살’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이다.
도화살 중에서 특히 강력한 도화살을 ‘월장도화(越牆桃花)’라고 부른다. ‘월장(越牆)’은 담장을 넘는다는 뜻이다. 이 도화살이 있으면 그 여자를 만나보기 위해 남자들이 담을 넘어서까지 여자 집으로 몰려간다. 월장도화가 있으면 ‘물 묻은 바가지에 깨 달라붙듯이’ 이성이 붙는다. 강력한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에 왕비로 간택이 되려면 도화살이 몇 개는 있어야 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요즘은 도화살이 있으면 대중 스타가 된다. 플레이보이 모델들은 아마도 월장도화가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도화살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인기가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운용하기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그 관건은 지성(intelligence)이다. 도화살이 있는 미인은 학문과 지성을 반드시 보강해야 한다. 학문과 지성이 있으면 명을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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